[스포츠서울 | 가고시마=김용일 기자] “(기)성용이를 세 번이나 찾아가 (주장직) 설득했다.”
FC서울과 재계약하며 ‘리빙 레전드’의 길을 지속하는 기성용이 ‘캡틴’으로 돌아온다.
2024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은 기성용을 새 주장을 선임했다.
2010년대 한국 축구 대표 유럽파로 활약한 기성용은 2020년 하반기 ‘친정팀’ 서울에 복귀했다. 그리고 이듬해 주장 완장을 차며 팀의 정신적 지주 노릇을 했다.
기성용이 주장 완장을 내려놓은 건 2022시즌 중반이다. 팀이 원하는 수준의 결과물을 얻지 못하면서 그는 스스로 주장 완장을 내려놨다. 그에게 집중한 스포트라이트를 분산하는 것과 함께 후배들이 더욱더 책임감을 품으면서 ‘원 팀’ 문화를 만들기를 바랐다.
지난 시즌 직후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은 기성용은 진로를 고민하다가 ‘서울 재건 특명’을 받은 김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함께 해보자”는 진심 어린 전화를 받았다.
결국 기성용은 서울과 재계약에 서명, 지난 4일 2차 동계전지훈련지인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 합류했다. 팀 동료도 반겼다.
새 시즌 주장을 두고 고민하던 김 감독은 기성용을 다시 리더로 점찍었다. 김 감독은 “성용이에게 네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다시 주장직을 맡는 것에) 부담을 느끼더라. 사실 내가 성용이 방에 세 번이나 찾아가서 설득했다”고 웃었다.
기성용은 서울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이자 모든 선수가 믿고 의지하는 자원이다. 특히 외인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맹활약한 그의 존재 가치를 잘 안다. 특정 선수에 기대지 않고 하나된 팀을 강조하는 ‘김기동호’에서 그만한 리더가 없다. 게다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오스마르, 고요한 등 또다른 팀 내 리더급 선수가 서울을 떠나거나 은퇴했다.
김 감독은 서울 입단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있는 제시 린가드를 이끄는 것 역시 기성용이 최적의 선수라고 표현했다. 그는 “성용이에게 농담으로 ‘우리 팀에 EPL 출신이 두 명(기성용 린가드)이나 있지 않느냐. 네가 린가드를 잘 책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며 너털 웃음을 지었다.
기성용 역시 잘 알고 있다.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린가드가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1년 6개월 만에 다시 주장 완장을 찬다. 지난 시즌 서울의 실패 이후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 적이 있는 기성용이 ’김기동호‘의 초대 캡틴으로 거듭나며 이번만큼은 명가 재건을 이끌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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