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도하=강예진 기자] 김민재의 공백이 너무 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밤 12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에서 0-2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졸전이었다. 특히 수비가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한국은 전후반 무려 17회 슛을 허용했다. 그중 유효슛은 7회로 절반에 가까웠다. 한국은 슛을 겨우 8회 시도했고, 유효슛은 0이었다. 결과도, 내용도 완패였다.

요르단의 공격은 단순했다. 허리에서 공을 빼앗으면 빠르게 최전방의 야잔 알 나이마트나 무사 알 타마리에게 연결해 역습을 노렸다. 미드필더들이 대거 가담해 공격을 구사하거나 짜임새 있는 패턴 플레이를 구사하는 것은 아니었다.

숫자 싸움에서는 늘 유리했지만, 한국 수비수들은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알 나이마트와 알 타마리의 속도감 있는 공격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후반 8분 알 나이마트, 21분 알 타마리에게 실점하는 장면 모두 그랬다. 수비 진영에 더 많은 선수들이 자리하고도 개인의 능력에서 완벽하게 제압 당하는 모습이었다. 한두 번 당하다 보니 더 위축돼 자신감 있는 수비를 하지 못하고 밸런스가 무너지는 패턴을 반복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는 1차 저지선 역할을 아예 수행하지 못했다.

조별리그 맞대결에서도 2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일방적으로 밀리지는 않았다. 당시에는 슛 횟수에서 23대12로 한국이 크게 앞섰다. 알 타마리의 활약도도 이 정도로 높지는 않았다. 김민재가 차원이 다른 수비로 역습을 거의 막아냈다. 마음껏 활개 치지 못하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잘 수행했다.

이 경기와 차이가 있다면 바로 김민재의 출전 여부였다. 김민재는 조별리그에 이어 지난 호주와의 8강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으며 경고 누적 징계를 받아 이 경기에 결장했다.

김민재가 빠진 한국의 포백 라인은 무기력했다. 김영권과 정승현이 짝을 이뤄 출전했지만 요르단의 공격을 봉쇄하는 데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김민재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