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스코츠데일=김민규 기자] “연습 더 해봤자, 30분 밖에 안 되는데요.”
가장 나중에 그라운드를 나온다. 일일 훈련 일정이 끝났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30분을 더 연습한다. 훈련에서 느꼈던 부분을 반드시 체크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 때문이다. 키움 젊은 ‘캡틴’ 김혜성(25)의 얘기다. 김혜성은 “하루 고작 30분”이라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일 년으로 환산하면 약 183시간을 더 훈련하는 셈이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 위치한 솔트리버필즈 앳 토킹스틱 키움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늦게까지 훈련을 하고 나오는 김혜성을 만났다.
매일 훈련량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김혜성은 “다른 선수들과 비슷하다. 하루 5시간 정도 훈련하는 것 같다. 추가 훈련은 한다고 해봤자 30분 정도”라며 웃었다.
‘30분’의 역학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김혜성은 7시즌 동안 통산 8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 877안타 26홈런 311타점 501득점 18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53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137경기 타율 0.335 186안타 7홈런 57타점 10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42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KBO리그 최다 안타와 득점 ‘2위’, 타율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활약에 힘입어 2021시즌 유격수, 2022·2023시즌 2루수로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김혜성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반드시 해야 하는 성격이다. 만약 내가 오늘 훈련에서 좋은 느낌이 들었다면 항상 체크하고 반복해 연습한다”며 “매일 그렇게 하는데 그래야지만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타격왕·최다 안타’ 부문 1위를 노려볼 수 있었지만 간발의 차로 아쉬움을 삼켰다. 태극마크를 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면서 경기에 뛰지 못한 이유도 있다. 김혜성은 팀 성적을 최우선으로 꼽으면서 올시즌 팀을 위해 커리어하이를 찍겠다는 각오다.
그는 “일단 팀 성적이 제일 아쉽다. 하지만 지난해 성적을 돌이킬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올해 꼭 잘해서 또 다시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며 “개인성적은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찍긴 했다. 그런데 내가 야구를 해보니 너무 기록 생각하고 욕심내면 하던 것도 잘 안 되더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올해는 더욱더 커리어하이를 찍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키움은 유독 미국 메이저리그(ML) 진출 선수가 많다. ‘메이저리거 등용문’이라 불릴 정도다. 지난해 이정후에 이어 또 한 명의 ML 도전자가 있다. 바로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올시즌이 끝난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 진출을 선언했다. 그래서일까. 이날도 ML 한 구단 스카우터가 캠프 현장을 방문해 김혜성을 지켜봤다.
그는 “일단 올시즌을 잘 치뤄야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ML에서 관심을 보이는 것 같긴 하다. 지난해는 (이)정후를 보러 많은 스카우터들이 왔었는데, 올해 나를 보러 오는 걸 보니깐 조금 실감이 나는 것 같다. 일단 내가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하게 무엇을 한다기 보다는 올시즌 부상없이 잘 치르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혜성은 팬들을 향해 “지난해 좋지 않은 성적 너무 죄송하다. 올해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영웅들도 있다”며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해서 꼭 가을야구에서 팬들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