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중장년의 노래’로 치부되던 트로트계에 10대 스타들의 돌풍이 거세지고 있다.
MBN ‘현역가왕’ 1대 우승자 전유진에 이어 최근 종영한 TV조선 ‘미스트롯3’에서도 10대인 정서주가 진(眞)에 오르며 트로트계 본격적인 세대 교체를 예고했다.
2008년생인 16세 소녀 정서주는 지난 7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미스트롯3’ 결승전에서 최종 1위를 차지하며 상금 3억원의 주인공이 됐다. ‘미스트롯’ 시리즈 최초의 10대 우승자다.
정서주는 TV조선 ‘미스터트롯’ 출연자인 정동원을 본 뒤 트로트에 입문한 ‘정동원 키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실력과 감성으로 ‘리틀 이미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정서주 뿐만 아니다. 올해 ‘미스트롯3’ 톱7은 2위에 오른 1996년생인 배아현을 제외하고 모두 2000년대생이다.
3위를 차지한 오유진은 2009년생이다. 2012년생 빈예서는 아쉽게 결승에 오르지 못했지만 대국민 응원투표 1위를 5번이나 달성했다.
지난달 13일 종영한 ‘현역가왕’에서도 2006년생 전유진이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모두 1위에 오르는 등 경연 내내 인기를 구가해 온 만큼 전유진의 우승은 ‘이변 없는’ 결과라는 평가다.
전유진은 오디션 종영 뒤 지난달 26일 열린 ‘현역가왕’ 톱7 기자간담회에서 우승상금 1억원에 대해 “주변에 감사한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고, 대학 등록금으로 사용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출전자 중 막내였던 김다현 역시 3위를 기록, 전유진과 함께 10대의 저력을 입증했다.
트로트계 10대 돌풍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대표적인 예가 ‘트로트신동’ 정동원이다. 정동원은 2020년 TV조선의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만 13세의 나이로 결승에 진출, 최종 5위를 했다.
이후 김다현은 같은해 방송된 ‘미스트롯2’에 출전해 10세의 나이에 최종 3위에 올랐고 오유진은 KBS2 ‘트롯전국체전’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들 외에도 10대 트로트 가수들의 오디션 프로그램 출전이 이어졌다. 이들은 단순히 ‘신동’으로 주목받는데 그치지 않고 당당히 성인 출전자들과 경쟁해 기량을 펼쳤다.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선배들을 제치기도 했다.
트로트 오디션 양대 산맥 ‘미스트롯’, ‘현역가왕’ 우승자가 모두 10대에서 나오면서 트로트계 세대 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Z세대 트로트 스타’가 많아지는 이유로 트로트 시장의 확대를 꼽았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통해 30대인 송가인, 임영웅 등 트로트 스타가 탄생하면서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트로트계에 새바람이 불었다.
이후 제2의 송가인, 임영웅을 찾으려는 방송가의 움직임이 본격화됐고, 원석을 발견하려는 수많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지면서 10대를 비롯한 젊은 참가자들이 설 무대와 기회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한 트로트 가수 관계자는 “트로트가 더이상 장년층을 위한 장르와 무대가 아님을 10대 트로트 스타들이 실력으로 몸소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트로트 유망주 발굴은 트로트 시장의 수명을 한층 길게 만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비슷한 포맷의 트로트 오디션이 많아지면서 피로감을 느낀 대중의 신선함을 바라는 마음이 10대 출연자들이 우승하는 데에도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트로트에서 아이돌 팬덤화가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 젊은 트로트 스타들의 탄생은 이를 더욱 가속화하고 확장 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에서는 너무 어린 참가자들이 경연 스트레스와 밤까지 진행되는 행사로 혹사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트로트 장르도 많이 변주되고 있지만 성인가요로 불리며 절절한 감성이 많은 만큼, 지나치게 어린 참가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학업을 소홀히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걱정도 있다”며 “트로트 오디션이 예전만큼 큰 화제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10대 트로트 유망주들의 탄생이 단순히 일회성에 그칠지 트로트의 세대교체까지 이뤄갈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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