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황철훈 기자] 신장은 우리 몸 아래쪽 배의 등 쪽에 쌍으로 위치하고 있는 장기다. 체액과 전해질, 산·염기를 조절하며, 혈액 안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문제는 신장의 경우 질병이 발생해도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이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장 즉 콩팥이 간과 더불어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이유다.
혈뇨나 부종, 호흡곤란 등 자각증상이 느껴진 경우 이미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만성 신부전, 신장암 등 중증 질환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사전 예방이 최선이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고서연 과장은 “신장은 방광 위, 갈비뼈 아래에 자리하고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하며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유병률이 높은 고령층의 경우 정기적인 사구체 여과율 검사로 콩팥이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고혈압, 당뇨병 등 위험인자가 있다면 원인 질환 치료를 꼭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기 증상 없는 ‘만성 콩팥병’, 고혈압·당뇨 환자 특히 주의해야
한 번 나빠진 신장은 회복이 어렵다. 또 신장이 기능이 떨어지면 노폐물이 몸 안에 쌓이게되고 결국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는 ‘만성 콩팥병’은 3개월 이상 콩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혈뇨나 단백뇨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사구체 여과율이 60 이하로 떨어지거나 사구체 여과율이 정상이라도 혈뇨나 단백뇨가 나오는 경우라면 모두 만성 콩팥병이다.
소변 색이 검붉게 변하거나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면 만성 콩팥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몸이 붓거나 피로감을 잘 느끼고 식욕이 감소하는 증상도 위험신호다. 만성 콩팥병 진단을 위해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등을 받아보는 게 좋다.
만성 콩팥병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노화다. 특히 65세 이상 노년층 중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이 있다면 신장 기능이 급속히 나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만성 콩팥병으로 투석 받는 환자의 70%는 당뇨병 환자이거나 고혈압 환자다.
만성 콩팥병은 1~5기로 나눠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1~2단계의 경우 고혈압과 당뇨병 등 원인 질환을 우선 치료하고, 3단계부터는 신장 기능 소실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사구체 여과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는 말기 상태가 되면 구역 및 구토, 호흡곤란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 투석 치료나 신장이식 수술이 필요한 경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장기 중에서 기능이 다했을 때 대체요법이 가능한 유일한 장기가 바로 콩팥이란 점이다.
◇신장암, 가족력이나 신장 질환 있다면 발병 우려 커
신장암 역시 상태가 나빠지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신장암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존 신장 질환, 다양한 환경적·유전적 요인 등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흡연과 음주, 비만, 고혈압 등도 신장암의 주요 위험 인자다.
소변에 피가 나오거나 옆구리 통증, 복부 종양 등이 신장암의 주된 증상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때쯤이면 신장암이 매우 진행된 상황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신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콩팥병, 다낭성 신질환 등 평소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복부 초음파나 CT 검사를 꾸준히 받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
신장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약 90%에 달하지만 말기인 4기에 발견하면 평균 생존 기간이 약 2~3년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정기 검진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자 치료법
만성 콩팥병과 신장암 등 중증 신장 질환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이자 치료법이다. 당뇨, 고혈압, 비만 등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약물과 식이요법, 운동 등을 통해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
담배와 술은 둘 다 끊는 게 좋다.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암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신장이 약한 사람이라면 신장에 무리는 주는 과도한 단백질 섭취도 피해야 한다. 아울러 과도한 염분 섭취도 콩팥 기능에 악영향을 미친다. 음식은 되도록 싱겁게 먹어야 한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고서연 과장은 “비만과 더불어 고혈압과 당뇨병이 동반되는 대사 증후군이 늘었는데, 몸에 지방이 축적되면 축적된 지방에서 콩팥에 해가 되는 물질들을 분비하고 비만 자체가 콩팥에 부담을 준다”며 “대사증후군은 만성 콩팥병에 걸릴 위험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체중조절을 위한 식이 조절과 함께 혈뇨나 단백뇨가 있다면 3~6개월마다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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