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수원=김민규 기자] “오~오오오오 최!강!삼!성!, 최강삼성 승리하리라”
종목을 막론하고 스포츠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응원이다. 스포츠 ‘직관(직접 관람)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응원의 백미 중 하나는 응원가다. 다양한 음악과 응원을 대표하는 것이 KBO리그다. 메이저리그 개막전 서울시리즈를 통해 KBO리그 만의 응원문화를 경험한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선수단도 경의를 표했다. 쉼없이 부르는 응원가에 빅리거들이 박자를 맞추거나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보는 등 호기심을 보였다.
KBO리그에서 응원가는 팬을 하나로 묶는 매개체이자, 각 구단을 상징하며 역사를 말해주기도 한다.
2024시즌 개막과 함께 7년 만에 부활한 응원가가 있다. 삼성 ‘엘도라도’다. 왕조시절 상징과도 같다. 실제로 ‘엘도라도’가 첫 선을 보인 2011년은 정규시즌, 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11시즌을 시작으로 2014시즌까지 ‘통합 4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쓰면서 ‘삼성왕조’를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엘도라도’는 2017년 10월 3일 ‘국민타자’ 이승엽(현 두산 감독) 은퇴식을 마지막으로 저작인격권 문제 등으로 멈췄다. 삼성은 ‘엘도라도’ 부활을 위해 2022년 저작인격권 소송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원곡자와 해당 에이전시를 찾았다. 유정근 대표이사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마침내 저작권 계약을 완료했다. 7년 만에 왕조 응원가가 다시 메아리쳤다.
이종열 단장은 “내가 한 일이라기 보다는 그냥 팀에 졸랐을 뿐이다. 많은 이가 노력했다”며 “제일기획 독일 법인에서 애를 많이 썼다. 현지에서 원곡자를 찾았는데 돌아가셨더라. 원곡자의 아드님도 작고해 쉽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우여곡절 끝에 담당자를 찾았고 합의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엘도라도’는 삼성 홈·원정 경기 8회 야구장에 울려퍼진다. 삼성 팬들에겐 롯데 대표곡 ‘영광의 순간’이나 LG ‘서울의 아리아’와 그 무게가 같다. 하물며 ‘엘도라도’ 없이 약 7년을 버텨온 삼성 팬들은 이 응원가의 부활이 얼마나 반가울까.
삼성과 KT 개막전이 열린 2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는 ‘엘도라도’ 떼창이 재현됐다. 여기에 ‘엘도라도’ 기운 덕분일까. 삼성은 KT와 연장 접전 끝에 6-2로 승리했다. 개막전 승리를 맛본 것은 2018년 잠실 두산전 이후 6년 만이다. 그래서 더욱더 ‘엘도라도’의 의미가 크다.
이 단장은 “팬이 너무 좋아하셔서 좋다. 나도 현장에서 들으니 소름이 돋았다”며 “단순한 응원가가 아니다. 팬의 오랜 숙원이다. 전날 2-2 팽팽한 상황에서 엘도라도가 나오니 진짜 소름 돋더라. 경기까지 이겨서 효과가 더 좋았던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부활한 ‘엘도라도’ 힘은 막강했다. 삼성이 5467일 만에 개막 2연승했다. 시즌 전 ‘2약’으로 분류될 이유가 없다는 것을 화끈한 공격력으로 증명했다.
선수로 왕조를 일궈냈던 현 사령탑 박진만 감독도 다시 울려퍼진 ‘엘도라도’를 추억하며 울컥했다. 경기 후 동영상을 수차례 반복해 봤다. 올해 승리의 ‘엘도라도’를 80번 이상 듣고 싶다고 했다. 박 감독은 “SNS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엘도라도’를 들었다. 영상을 여러번 돌려봤다”며 “뭉클하고 웅장한 기분이 들었다. 나도 예전에 들었던 노래다보니 오랜 만에 들으니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캡틴’ 구자욱은 2연승에 힘이 됐다고 했다. 구자욱은 “듣는 순간 소름이 돋았고 전율이 느껴졌다. 내 심장이 엄청 뛰더라”며 “팬들도 오래 기다렸다고 들었다. 그래서 더 힘차게 불러주셔서 힘이 됐던 것 같다. (엘도라도가) 자주 울려퍼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km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