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주=이웅희 기자] KCC의 PO 연승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결국 라건아(35·199㎝)의 활약 여부와 궤를 같이 했다. 라건아가 ‘슈퍼맨’이 되어야, KCC도 ‘슈퍼팀’이다.

KCC는 지난 17일 열린 DB와의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패했다. SK와의 6강 PO부터 4연승을 거둔 KCC의 연승행진에 DB가 제동을 걸었다. KCC 전창진 감독은 경기 전 “DB가 2차전에는 강하게 나올 게 분명하다. 정상전력이 아니었던 SK와 다르다. 전력 자체가 좋은 팀”이라고 말했고, 심기일전 집중하고 나온 DB에 발목을 잡혔다.

4강 PO 1차전 알리제 드숀 존슨의 발목 부상 공백이 컸다. 라건아에게 과부하가 걸렸다. 라건아는 37분 51초를 뛰며 27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4쿼터 라건아가 무득점에 그치자, DB와의 간격이 멀어지며 패했다.

이날 전 감독은 라건아의 출전시간을 30분 정도로 조절할 계획이었다. 라건아가 빠졌을 때 이승현 등을 활용한 국내 선수들의 라인업과 동선 등도 정리했다. 2쿼터 계획대로 국내 선수들을 넣으려는 순간 라건아가 벤치를 향해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4쿼터 체력 저하로 이어졌고, 패인이 됐다.

KCC는 ‘슈퍼팀’이라 불리지만, 결국 ‘용병싸움’에서 라건아가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SK와의 6강 PO에선 자밀 워니와의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스윕을 이끌었다. DB와의 4강 PO 1차전에선 혼자 34점(19리바운드)을 넣었다. 타팀 관계자들은 “라건아가 정규리그와 다르다. 이 악물고 하는 게 보인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KCC는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4강을 넘어 챔프전에서도 웃으려면 각성한 ‘슈퍼맨’ 라건아가 필요하다. 존슨의 3차전 출전 역시 불투명하다. 결국 벤치의 체력안배를 통해 30대 중반인 라건아가 ‘슈퍼맨’ 모드를 계속 유지하도록 도울 수밖에 없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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