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올림픽파크텔=강예진 기자] “젊은 미들블로커를 키워내야 한다. 또 하나가 되는 팀 문화를 만들어 좋은 성적을 내겠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남자대표팀 신임 감독은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신임 감독 기자회견에 참석해 현 남자배구의 현실과 떠안은 과제, 해결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한배구협회는 지난달 브라질 출신의 라미레스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라미레스 감독은 브라질, 바레인, 파키스탄 대표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국제 배구에 대한 경험이 많다. 또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충격패를 떠안긴 감독이기도 하다.
라미레스 감독은 “한국은 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다. 선수들도 좋은 기술을 갖춰 까다로웠다. 하지만 세터가 어떻게 운영하는 지를 보면서 약점을 파고들었다. 장단점을 알고 있기에 소집한 후 팀워크를 다지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릴 생각이다. 기대된다”고 이야기했다.
남자대표팀은 내달 1일 소집된다. 2024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지컵 남자배구대회 대비 강화훈련에 참여할 16명의 명단도 확정했는데, 최종 14명의 선수를 선발할 예정이다. 16명 명단에는 이우진(베로발리 몬자), 최준혁(인하대) 등의 어린 선수들도 이름을 올렸다.
라미레스 감독은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젊은 미들블로커들을 키워내야 한다. 한국선수들이 현대배구에서 중요한 서브가 강하다. 서브가 강하면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 장단점을 알고 있기에 소집한 후 팀워크를 다지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릴 생각”이라면서 “어린 선수들이 빠르게 성인대표팀에 합류하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의 일문일답.
-부임 소감과 지원 동기는.
한국대표팀을 상대팀으로 만날 때 3년 전부터 주시하고 있었다. 대표팀 감독이 되어 영광이다. 믿음과 기회를 준 대한배구협회에도 감사하다. 최선을 다해 남자배구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배구의 역사를 잘 알고 있다. 꼭 감독직에 오고 싶었다. 세대 교체를 진행 중인데, 젊은 선수들과 여자배구처럼 세계무대, 아시아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한국배구가 위기다.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문제점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도전 과제다. 첫 번째는 미들블로커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젊은 미들블로커들을 키워내야 한다. 한국팀만의 문제는 아니다. 아시아팀들이 체격 조건이 부족한데, 체력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보완해 원하는 레벨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임 기간 목표를 세운다면.
선수들을 만나보지 못했다. 5월 1일 소집이다. 첫 목표는 선수들을 만나서 하나의 팀 문화를 만드는 게 장기적인 목표다. 또 팀으로서 목표를 세워야 한다. 2024년에는 AVC 챌린지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다. 훈련 통해서 팀 문화를 만들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단기적인 목표다.
-한국을 상대한 적이 있는데. 어떻게 봤는지.
파키스탄 감독이 일 때 두 번 한국을 상대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다. 한국은 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다. 선수들도 좋은 기술을 갖춰 까다로웠다. 하지만 세터가 어떻게 운영하는 지를 보면서 약점을 파고들었다. 현대 배구에서는 미들블로커의 파이프를 활용하는 게 중요한데, 당시 한국은 그 부분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이볼(오픈 공격) 상황에서도 어려움을 겪어 그 부분을 공략했다. 약점 잘 알고 있다. 한국선수들이 현대배구에서 중요한 서브가 강하다. 서브가 강하면 승리로 이어질 수 있다. 장단점을 알고 있기에 소집한 후 팀워크를 다지면서,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살릴 생각이다. 기대된다.
-V리그에서 뛴 무라드 칸과 한국 배구에 대해 나눈 이야기가 있다면.
무라드와 이야기를 나눴다. V리그에 올 수 있어 행복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V리그 구단의 시설과 운동 환경에 놀랍고 만족스럽다더라. 아가메즈 등과 친분이 있어 이야기를 했는데, 긴 시즌을 치르는 게 대단하다고 했다. 대표선수 선발을 위해 리그를 관전했는데, 홍보와 프로모션이 잘 되어 있어 만족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무라드가 또 한국에서 뛸 수 있었으면 한다.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가 아시아쿼터에 지원했다. 아시아쿼터 나라가 넓혀져 반갑다. 반대로 한국 선수들의 자리가 좁아진 만큼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구단과 협회가 협심해야 한다. 본인들이 와서 잘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기에 더 잘하고 싶다. 구단과 협회가 잘 협업한다면 좋은 미래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눈에 띄었던 선수가 있다면.
허수봉과 정지석이 중요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걸 생각했다. 또 이우진은 이탈리아에서 훈련하고 있다. 비디오로도 봤지만, 성인대표팀에서 어떻게 활약 할지도 지켜보고 싶다. 특히 배구는 팀스포츠다. 선수들이 대표팀에 와서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다. 한 명의 선수가 많은 득점을 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팀에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인지시키고 싶다. 훈련하는 게 기대된다.
-팀 문화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인 건지, 단단히 뭉쳐지지 않은 과거를 짚은 건지.
선수들을 만나보지 못했다. 이전의 팀 분위기가 어땠는지는 잘 모른다. 배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서는 이길 수 없다는 게 철학이다. 내가 일하는 방식에서 팀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선수들이 소집하면 강조할 것이고, 협회도 그런 부분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이우진과 최준혁의 어떠한 점이 향후 대표팀에 중요한 선수가 될 이유는.
V리그가 아닌 다른 경기 영상을 협회에서 제공 받았다. 최준혁은 미들블로크로서 풋워크가 굉장히 좋다. 세계 무대에서 통하려면 신장이 중요한데, 205cm의 신장을 갖췄다. 잠재력을 보고 선발했다. 이우진은 이탈리아에 친분 있는 코치들과 브라질 세터 등에게 물어봤다. 12명 정식 스쿼드에 들어간 건 아니지만 훈련하면서 그 선수의 레벨에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몬자에서 잘 한다면 대표팀에 와서도 적응을 잘 할 것이다. 최준혁과 마찬가지로 잠재력을 봤다.
구단과 협회, 연맹까지 배구 담당하는 모든 기관과 협업해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한국에 온지 2~3일 됐다. 한국배구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문화 등을 빠르게 습득하고 싶어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은 꾸준히 해 나아갈 예정이다.
-본의 강점은 뭔지.
아시아팀 경험이 있어 한국팀을 잘 알고 있다. 바레인을 맡았을 때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파키스탄에서도 마찬가지다. 팀을 발전시켰다. 3년간 한국 경기를 보면서 팔로우했다. 한국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한국을 잘 알기에 보완점 역시 알고 있다. 선수와 코치진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선수들이 기술 좋은 걸 알고 있다. 자신감도 있다. 이런 부분들을 활용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성인대표팀 감독으로서 유스 등 지켜보는 것도 해야 할 일 중 하나다. 최준혁, 이우진을 선발한 것도 미래를 본 것이다. 아시아팀들이 세대교체를 진행하는데, 어린 선수들이 빠르게 성인대표팀에 합류하면 장점이 될 수 있다. 성인대표팀은 연령별 대표팀과 소통해야 한다. 감독 코치들의 업무와 관련해서도 소통하고, 선수들이 어떤 상황인지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소통이 기대된다. 바레인 대표팀 감독일 때도 이러한 역할을 해왔다. 어려운 부분은 아니다. 브라질 감독일 때도 젊은 선수들과 함께했다. kkang@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