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영화 ‘서울의 봄’과 디즈니+ ‘무빙’이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ㄱTV 부문 대상을 받았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이 지난 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이날 진행은 신동엽과 수지, 박보검이 맡았다.
영화 부문 대상은 지난해 11월 개봉한 ‘서울의 봄’에 돌아갔다. 이날 ‘서울의 봄’은 영화 부문 작품상,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자상(황정민)까지 총 3관왕을 차지했다.
김성수 감독은 “얼떨떨하다. 지난해 개봉할 때 극장이 텅 비어있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영화관에 와주셨다. 울화통이 터지는 내용인데도 주변에 추천을 해주셔서 천만이 넘는 흥행을 했다. 감사할 분들이 너무 많다. 연기의 신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등 연기를 잘하시는 많은 분들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한국 영화가 조금 나아지고 극장에 관객분들도 오시고 있다. 얼마나 고맙고 기분이 좋은지 모른다. 내가 영화계를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감히 말씀드리자면 나를 포함해서 한국 영화를 만드는 우리들이 더 열심히 재밌게 정성들여서 영화를 잘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가끔 영화를 보러 와주시면 우리들은 재밌는 영화, 좋은 영화로 관객 여러분들과 만나고 싶다. 요즘 많이 힘든데 영화인들도 같이 힘냈으면 좋겠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무빙’은 스태프들과 류승룡, 고윤정, 이정하가 모두 무대에 올라 기쁨을 누렸다. 이날 ‘무빙’은 이정하가 남자 신인연기상을, 원작자 강풀이 극본상을 수상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PD는 “저희 20부 에피소드 보시면 봉석(이정하 분)이가 우주로 날아가면서 크레딧이 나온다. 크레딧 안에 1부부터 20부까지 참여했던 모든 배우, 스태프의 이름을 담았다. 그 크레딧에 있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 전한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날 영화 부문은 지난해와 올해 1000만 관객을 넘은 ‘서울의 봄’과 ‘파묘’가 독식했다. ‘서울의 봄’이 3관왕을 차지한 가운데, ‘파묘’는 감독상(장재현 감독), 여자 최우수연기상(김고은), 남자 신인연기상(이도현), 예술상(김병인) 등 4관왕을 받으며 기염을 토했다.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황정민은 “모든 분들의 용기가 필요했던 작업이었다. 난 용기가 없었는데 감독님은 ‘여러분들은 큰 용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열심히 하셔도 된다’라고 계속해서 용기를 불러일으켜줬다. 시기가 안 좋을 때 개봉했지만 영화를 사랑해주신 관객들의 큰 용기 덕분에 이 상을 받는 것 같다. 영광을 같이 나누고 싶다.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꼭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울컥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김고은은 “이렇게 귀한 상 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께 제일 먼저 감사드린다. ‘파묘’를 생각하면 ‘현장이 즐거웠다’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 지난해가 내 개인적으로는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한 해였는데 정말 다행스럽게도 일적으로는 너무 행복한 현장을 만나서 일하러 가는 시간이 힐링이고 즐거웠다. ‘파묘’를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TV 부문 최우수 연기상은 MBC의 승리였다. ‘연인’ 남궁민과 ‘밤에 피는 꽃’ 이하늬에게 상이 돌아간 것. 남궁민은 “좋은 스태프들과 기분 좋은 마음으로 연기했는데 큰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다”고 했다.
이하늬는 “배우 인생에서 굉장히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었다. 아이를 낳고 6개월이 지나서 와이어를 타고 지붕을 날아다니면서 칼을 휘둘러야 하는 상황이었다. 누가 봐도 미친 짓이었는데 대본을 보고 사랑에 빠져서 내 마음을 멈출 수 없었다. 너무나 힘들었다. 다시는 내 인생에서 액션은 없다고 다짐을 했었는데 이런 상을 받게 돼서 심히 고민스럽다”라며 가족과 제작진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며 울먹였다.
명장면도 적지 않았다. 영화 부문 각본상 시나리오 시상자로 나온 천우희는 故 이선균을 언급했다. 영화 ‘킬링 로맨스’와 ‘잠이’ 후보에 오른 가운데, 생전 이선균의 얼굴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천우희는 “이선균 선배님의 모습이 보여지는데요. 작품 속에서 보여주신 선배님의 연기는 영원히 저의 가슴 속에 남아있을 겁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정하의 안타까운 수상소감은 먹먹함을 더했다. 디즈니+ ‘무빙’으로 TV 부문 남자 신인상을 품에 안은 이정하는 “이 상을 바치고 싶은 사람이 있다”라며 “한 신혼부부가 있었다. 얼마 전에 안타까운 사고로 남편분이 임신한 아내를 두고 하늘로 가셨다. 그 형님이 내일이 생일이다. 많이 힘들어하는 누나가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라며 울먹였다.
이정하가 언급한 신혼부부는 자신의 누나와 매형의 이야기다. 이정하는 최근 자신의 SNS “잘 가 형. 고생했어”라는 추모글을 남기기도 했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든 연기력을 선보인 안재홍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로 TV 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유머러스한 수상소감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안재홍은 “뜨겁고 멋진 작품 속에서 아주 새로운 캐릭터를 마음껏 연기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특별히 나의 외형을 빚어주신 분장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안재홍은 수상 소감 말미 ‘마스크걸’ 속 역대급 유행어로 손꼽히고 있는 ‘아이시떼루’를 외쳐 현장 분위기를 폭소케 만들었다.
나영석 PD는 예능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연출가가 아닌 플레이어로서 상을 받은 것이다.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나불나불’ 등 다양한 토크쇼 코너를 만들어 진행한 덕분이다.
나영석 PD는 “내가 받을 일이 없는 분야에 수상 후보로 지목된 것만으로도 이상하긴 하지만 재밌어서 나왔는데 상까지 주셔서 수상 소감도 준비 못했다. 최근 연출을 불성실하게 하고 유튜브를 통해 구독자들과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서 상을 주신 것 같다. 나와 함께 예능한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백상예술대상’은 한국 대중문화 예술의 발전과 예술인의 사기진작을 위해 제정한 시상식이다. 1965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60주년을 맞이했다.
- 다음은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수상자(작)
◆ TV 부문 대상=무빙
◆ 영화 부문 대상=서울의 봄
◆ 영화 부문 남·여 최우수 연기상=황정민(서울의 봄), 김고은(파묘)
◆ TV 부문 남·여 최우수 연기상=남궁민(연인), 이하늬(밤에 피는 꽃)
◆ 영화 부문 작품상=서울의 봄
◆ TV 부문 드라마 작품상=연인
◆ 연극 부문 백상연극상=극단 미인(아들에게)
◆ 영화 부문 감독상=장재현(파묘)
◆ TV 부문 연출상=한동욱(최악의 악)
◆ TV 부문 남·여 예능상=나영석, 홍진경
◆ TV 부문 예능 작품상=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
◆ TV 부문 교양 작품상=일본사람 오자와
◆ 영화 부문 남·여 조연상=김종수(밀수), 이상희(로기완)
◆ TV 부문 남·여 조연상=안재홍(마스크걸), 염혜란(마스크걸)
◆ 연극 부문 연기상=강해진(아들에게)
◆ 구찌상=너와 나
◆ 영화 부문 각본상(시나리오상)=유재선(잠)
◆ TV 부문 극본상=강풀(무빙)
◆ 영화 부문 예술상=김병인(파묘)
◆ TV 부문 예술상=김동식, 임완호(고래와 나)
◆ 인기상=김수현, 아이브 안유진
◆ 영화 부문 남·여 신인 연기상=이도현(파묘), 김형서(비비)(화란)
◆ 영화 부문 신인 감독상=이정홍(괴인)
◆ 연극 부문 젊은 연극상=이철희(옛 전통의 새로운 움직임-맹)
◆ TV 부문 남·여 신인 연기상= 이정하(무빙), 유나(유괴의 날)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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