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안양=박준범 기자] “사실 어떤 좋은 말을 할지 생각하고 나온다. 좋은 말에 대한 영상도 본다. 아내와도 이야기하는데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때로는 자제해’라고 한다.”

FC안양은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경남FC와 12라운드 맞대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3경기 만에 승리한 안양(승점 24)은 2위 수원 삼성(승점 19)과 격차를 벌렸다.

안양은 김포FC(0-0 무)전에 이어 2연속경기 무실점에 성공했다. 수비수들의 연이은 부상 속에 단단히 버티고 있는 이창용의 공도 있지만 이번시즌부터 안양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는 골키퍼 김다솔의 공도 빼놓아서는 안 된다.

김다솔은 지난 2010시즌 프로에 데뷔해 여러 팀을 거쳐 이번시즌 안양 유니폼을 입었다. 안양의 주전 골키퍼다. 11경기에 출전해 9실점으로 0점대 실점률을 유지하고 있다. 클린시트도 4경기나 된다. 이날도 경남의 8개 유효 슛을 모조리 막아냈다. 특히 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경남 공격수 조향기의 두 차례 슛을 모두 선방해냈다.

경기 후 김다솔은 “항상 무실점하면 기분은 좋다. 무실점해서 이길 수 있어서 또 최근 2경기에서 비겨서 치고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그러지 못했다”라며 “내가 잘해서라기보다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고 내가 못 할 때는 수비수들이 막아준다. 힘이 생기는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안양은 1라운드 로빈을 1경기 남겨둔 채 1패(7승3무)만 안고 있다. 수원 삼성(1-3 패)전을 제외하면 지지 않았다. 김다솔은 “몇몇 선수들과 이야기한 게 1라운드 로빈에서 최소 6~7승을 하는 걸 목표로 했다. 패가 많이 없으면 목표로 하는 플레이오프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수비가 단단하면 최소한 플레이오프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한다”라며 “모든 게 잘 이뤄지고 있는 느낌이다. 예상보다 잘하고 있다. 안양이 여름에 조금 주춤한다고 하던데 그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 같다. 감독님이 로테이션을 돌리는데 그 선수들이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후반기에 힘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처음 겪는 안양의 분위기”라고 말한 김다솔은 라커룸에서 ‘수다’를 자처한다. 구단이 경기가 끝난 뒤 공개하는 유튜브 영상에서도 김다솔의 라커룸 이야기 지분은 다소 많다. 김다솔은 “선배가 이야기하면 후배가 잘 따르고, 후배가 이야기하면 선배들이 잘 듣는다. 왜 안양이 승격을 바라는지 알 수 있는 것 같다”라며 “항상 선수들과 좋은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내가 가장 뒤에서 보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소통한다. (김포전 영상을) 보니까 말을 많이 하긴 했더라. 경남전에는 적게 했다. 그래도 선수들이 경청하고 들으려고 한다. 팀에 좋은 영향이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많은 이야기는 어린 선수들에게는 ‘꼰대’처럼 비칠 수 있다. 김다솔은 1989년생으로 팀 내 최선참이기도 하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선수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김다솔은 “후배들과 장난도 많이 한다”라며 “사실 어떤 좋은 말을 할지 생각하고 나온다. 좋은 말에 대한 영상도 본다. 아내와도 이야기하는데 ‘말을 많이 하지 말고 때로는 자제해’라고 한다”고 껄껄 웃었다.

팀 목표는 변함없이 승격이다. 개인적으로는 큰 목표를 잡고 있지 않다. 김다솔은 “나이가 있다 보니 한 해 한 해 계약할 수 있는 것에 또 축구를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른 큰 목표는 없다. (나를) 불러줬을 때 감사하게 생각하고, 훈련 때도 경기 때도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뿐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