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자신의 야구만 고집했다면 이별할 수밖에 없다. 그랬다면 바로 바꿨을 것이다.”

첫인상부터 그랬다. 열린 마음으로 상대 의견을 수용했다. 시즌 중에도 마찬가지다. 감독 코칭스태프 조언에 귀를 열고 반등을 바라본다. LG 염경엽 감독이 선발 투수 디트릭 엔스의 자세에 박수를 보냈다.

염 감독은 16일 잠실 키움전에 앞서 이날 등판하는 엔스에 대해 “도전 정신이 좋다. 무엇이든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실함이 있다”며 “우리 입장에서도 교체보다는 살리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안 된다고 그냥 지켜보는 것보다 어떻게든 도와주는 게 우리 코칭스태프가 할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엔스는 이전 선발 등판인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6.1이닝 1실점으로 활약했다. 자신도 모르게 낮아진 팔높이를 되찾고 투구시 밟는 마운드 플레이트 위치도 바꿨다. 3루쪽을 밟고 던지면서 구종 경쟁력도 생겼다는 게 염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판단.

염 감독은 “이전까지 엔스의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빠져나가는 볼이 될 때가 많았다. 하지만 플레이트를 밟는 위치를 바꾸고 체인지업 구종 가치가 생겼다. 이제는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을 향한다”며 “엔스는 스위퍼처럼 옆으로 크게 움직이는 공이 없다. 때문에 3루쪽을 밟고 던져도 우타자를 맞출 확률이 낮다. 플레이트 어디를 밟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자신의 야구만 고집했다면 이별할 수밖에 없다. 그랬다면 바로 바꿨을 것”이라며 “엔스는 포크볼도 꾸준히 훈련하고 있다. 좌타자 상대로 포크볼, 우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쓸 수 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구위는 확실하다. 좌투수로서 시속 150㎞를 던진다. 다만 커맨드에 기복이 있고 구종이 다양하지 않다. LG 코칭스태프는 일단 엔스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계획이다. 엔스는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 48.1이닝을 소화하며 4승 1패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했다.

한편 염 감독은 앞으로 선발진 구성에 대해 “내일 (임)찬규가 나간다. 어제 우천 취소에 앞서 몸을 다 풀었다. 그래서 하루 쉬고 내일 나가기로 했다. 토요일은 최원태, 일요일 손주영이 선발 등판한다. 켈리가 다음주 화요일에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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