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추적추적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히어로’를 향한 팬심은 막지 못했다. 임영웅 콘서트가 열리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 월드컵경기장은 ‘히어로 제너레이션’(Hero Generation) 티셔츠를 맞춰 입은 팬들로 인산인해였다.
공연은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했지만 팬들은 이미 정오부터 계단과 광장에서 임영웅의 노래를 틀어놓고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임영웅이 지난 6일 발표한 댄스곡 ‘홈’(Home) 을 비롯, 주옥같은 히트곡이 흘러나왔다. 팬들은 나이를 잊은 듯 소녀같은 몸놀림으로 흥을 돋웠다
임영웅은 25~26일, 양일에 걸쳐 ‘2024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IM HERO - THE STADIUM)을 개최한다. 양일에 걸쳐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은 약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첫날인 25일에만 4만7219명(KOPIS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의 관객이 모였다.
임영웅 콘서트는 좀처럼 티켓을 구하기 힘든 대표적인 ‘피켓팅’(공연·스포츠 경기 관람권 등의 예매에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칭려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공연이다. 임영웅 자신조차 티켓 구매에 실패할 정도다.
공연장 앞에서 만난 김의숙 씨(69)는 “아들은 PC방에, 딸은 집에서 예매를 했는데 다 실패했다. 아는 동생 아들이 간신히 표를 예매해서 올 수 있었다”며 “시부모님 모시고 사느라 연예인이 뭔지 모르고 살았는데, 2022년부터 임영웅 콘서트를 해마다 오고 있다. 가슴이 떨려서 여기 오기 전에 공진단도 먹고 왔다. 굿즈도 사려고 서둘러 일찍 왔다”며 해맑게 웃었다.
주요 팬층은 중·장년층 여성들이지만 아내 손을 붙잡고 온 남성 팬의 모습도 눈에 띄였다. 부부, 모녀, 친구 등 다양한 팬들이 콘서트 장 앞에 마련된 다양한 부스에 줄지어 서 기념 스탬프 찍기, 스페이스맨에서 엽서 보내기, 히어로 스테이션, 히어로 익스프레스, 히어로 갤러리 등에서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오후 1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곳곳에 배치된 안내요원들이 빛을 발한 건 이때부터였다. 계단이많은 월드컵 경기장 구조를 감안해 안내멘트를 하기 시작했다.
“비가 많이 와서 바닥이 아주 미끄럽습니다. 천천히 이동해 주세요. 가다가 멈추면 뒷사람과 부딪혀 다칠 수도 있으니 멈추지 마시고 계속 이동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약 5만여 팬이 한자리에 모이는 공연이다.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 인명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비가 내리고 있기 때문에 계단을 잘못 디딜 경우를 대비해 곳곳에 안전요원이 배치돼 팬들의 이동을 도왔다.
이제 임영웅은 하나의 대중문화 트렌드다. 따뜻하고 밝은 음악부터 젊고 패기 넘치는 음악까지 소화하며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이는 세대가 세대를 이해하는 키워드가 되기도 한다. ‘어른 세대’가 아이돌 콘서트를 따라다니는 ‘청년 세대’를 이해하지 못했으나, 이제 상호 간 팬덤 문화를 임영웅을 통해 공감하는 모습을 보인다.
조영윤 씨(61)는 “아들이 록 페스터벌에 다니는 걸 이해하지 못했다. 내가 임영웅을 좋아하니 왜 그렇게 가수들을 쫓아다녔는지 이해가 간다. 임영웅만 보면 웃음이 나온다”며 “아들도 엄마가 이런 문화를 알고 있으니까 임영웅 티켓을 해마다 구해주고 있다. 우리 세 자매 표도 다 구해줬다”고 웃었다.
임영웅은 색다른 무대의 향연으로 감동을 선사하겠단 계획이다. 전날 공연에서 열기구를 타고 객석 곳곳을 이동하며 무대를 선보인 바 있어 이날 공연장을 방문한 팬들도 임영웅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은 “임영웅은 상암 콘서트에서 자신의 곡들로 다양한 무대를 꾸미며 대형 전광판을 비롯해 감탄을 자아낼만한 스케일의 무대와 연출, 흥을 더하는 밴드 세션의 풍성한 사운드, 댄서팀의 파워풀한 안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라운드에는 관객이 입장하지 않고, 그라운드 밖으로 잔디를 침범하지 않은 4면을 두른 돌출무대가 설치됐다. 경기장 잔디 훼손은 막으면서도 공연의 퀄리티는 높인 무대를 꾸려 축구 팬들로부터도 칭찬을 받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기사추천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