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인천국제공항=김용일 기자] “이제 손흥민 선수아닌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

앳된 얼굴에서 독기도 느껴졌다. 그만큼 준비는 끝났다. ‘차세대 빅리거’ 양민혁(18)이 마침내 토트넘에 합류한다.

양민혁은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런던행 비행기에 오른다. 출국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잠을 잘 못잤다”면서 “(새벽에 열린) 토트넘 경기를 보고 왔다”고 말했다.

롤모델 손흥민이 누비는 토트넘에서 새로운 꿈을 꾼다. 선배도 반기듯 새벽에 공격포인트를 가동했다. 손흥민은 이날 사우샘프턴과 원정 경기에서 전반 45분만 뛰고도 1골 2도움 활약을 펼치며 토트넘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이 얘기에 양민혁은 “역시나, 워낙 잘하셔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며 “같이 뛰게 된다면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여전히 그는 손흥민을 ‘손흥민 선수’라고 한다. 그만큼 대선배다. 양민혁은 “아직 많이 보지 못했지만, 무언가 내가 ‘형’이라고 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서 얘기 나누면서 친해진 뒤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웃었다.

올 시즌 고교생 신분에도 K리그1 강원FC에서 12골6도움, 대활약을 펼치며 팀의 준우승을 이끈 그는 영플레이어상을 품었다. 지난 여름 토트넘 영입 레이더망에 걸렸다. 빅리거 꿈까지 이뤘다. 양민혁은 런던 도착 이후 곧바로 토트넘에 합류한다.

다음은 양민혁과 일문일답

- 잠을 잘 잤나.

잠을 잘 못자서 (새벽에 열린) 토트넘 경기를 보고 왔다.

- 손흥민이 반겨주듯 골과 도움을 기록했다.

역사나. 워낙 잘하셔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 손흥민과 별도로 연락했나.

아니다. 대표팀 경기 이후 따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은 없다.

- 대표팀에서 같이 훈련했지만 함께 경기뛴 적은 없다.

같이 뛰게 된다면 영광스러울 것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뛸 것 같다. 당연히 그런 상상도 해봤다. 빨리 가서 내 기량을 보여주고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다.

- 아직 손흥민 ‘선수’라고 표현한다.

아직 많이 보지 못했다. 무언가 내가 ‘형’이라고 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서 얘기 나누면서 친해진 뒤 형이라고 부르고 싶다.(웃음)

- 손흥민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흥민이 형이 계신 토트넘으로 가는 데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할테니까 잘 챙겨주셨으면 한다.

- 출국 전에 윤정환 감독 등을 만난 것으로 아는데.

형들이나 친구 모두 “K리그에서 보여준 것처럼 보여줘”라고 했다. (송)준석이 형과, (이)기혁이 형이 배웅하러 와주신다고 했는데 오신지 모르겠다.(웃음) 감독, 코치 모두 연락했다. 윤 감독께서도 “다치지 말고 했던 것 그대로 보여달라”고 말씀해주셨다.

- 특별히 준비한 점은?

개인적으로 멘탈(관리)에 집중했다. 마인드 컨트롤했다. 피지컬적으로 보완하려고 웨이트트레이닝을 했다.

- 본인은 시즌이 끝난 몸이다. 한창 시즌 중인 빅리그 데뷔에 대비를 해야하는데.

일단 중간에 합류하는 만큼 스스로 부상을 입지 않으려고 휴식에 포커스를 뒀다. 쉬면서 운동을 조금씩 했다.

- 스스로 몸 상태는 어느 정도인가?

80~90%라고 생각한다.

-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영어가 확실히 쉽진 않다. 배우는 데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가서 하다보면 더 빨리 늘 것으로 생각한다. 집중적으로 공부할 생각이다.

- 자기소개정도 준비했을 것 같은데, 보여달라.

My name is Minhyeok Yang. It‘s honor to be here. Nice to meet you. 정도다.(웃음)

- 박지성은 맨유 시절 과외를 받았는데.

그렇다. 가서 꾸준히 영어 과외를 받을 생각이다.

- 런던 도착 이후 계획은?

바로 토트넘 구단으로 들어간다. 저녁 식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

- 식사 이후 바로 선수단에 합류하나.

아직 얘기를 끝내지 못한 게 있어서 가서 확인해야 할 것 같다.

- 브레넌 존슨 등과 경쟁해야 한다. 스스로 더 강점을 어필한다면?

내가 좀 더 작고 날렵하다고 생각한다. 순간 스피드에 더 자신이 있다.

- 가족이 동행하나.

처음엔 에이전트와 가서 적응한다. 자리잡으면 부모님께서 넘어오셔서 같이 생활하려고 한다.

- 비자는?

비자는 아직 안나온 것으로 안다. 일주일정도 지켜봐야 한다.

- 구단에서 조기 합류 요청하며 바란 점이 있나.

토트넘 측에서도 시즌 끝내고 합류하는 것이니 회복에 신경쓰라고 했다. 훈련 프로그램을 준 것 역시 스트레칭, 회복 중심이었다.

- 런던이라는 도시에 대해서는?

런던은 처음 가본다. 더 설렌다. 빨리 가보고 싶다.

- 합류해서 목표는?

부상없이 반 시즌을 잘 마쳐야 한다. 시즌동안 경기 출전하고 포인트를 올리는 게 또다른 목표다. 숫자는 생각하지 않았다.

- 팬도 이른 시간에 공항을 찾았는데.

이른 아침부터 배웅해주셔서 감사하다. K리그에서 잘할 수 있었던 게 팬 응원 덕분이다.

- 강원에서 등번호 47을 달았는데, 토트넘에서는?

토트넘 47번 선수가 있다.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들어가서 정해야 할 것 같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개인적으로 준비는 다 됐다고 생각한다. 가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팬 여러분께서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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