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대전=김동영 기자] “40년 친구인데…”

한화 정경배(40) 감독대행이 갑작스럽게 물러난 최원호(41) 전 감독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했다. 눈물까지 흘렸다고 털어놨다.

정경배 대행은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전에 앞서 “감독님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렸다. 그 말 외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더라. 내가 더 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감정이 북받친 듯했다. “개인적으로는 40년 지기다. 그래서 많이 울었다. 내가 더 도움을 드렸어야 했다. 그냥 미안하다. 그것밖에 없다”고 굳은 표정으로 덧붙였다.

한화는 27일 최원호 전 감독 퇴진 소식을 알렸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정경배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지휘한다. 28일이 첫 경기다.

이날 최 전 감독이 마지막으로 이글스파크를 찾았다. 선수단과 인사를 나눴다. “밖에서 응원 많이 하겠다. 목표로 하는 포스트시즌에 꼭 가주길 기원한다”고 당부하며 떠났다.

감독과 수석코치로 호흡을 맞췄는데 감독은 떠났다. 갑작스럽게 정경배 수석코치에서 감독대행이 됐다. 친구는 가고, 홀로 남아 팀을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정 대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더 안 좋은 상황도 있었다. 그때도 감독님이 어느 정도 예상은 하신 것 같다. 굉장히 힘들다고 했다. 최근에는 팀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코치진이나 선수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고 짚었다.

어쨌든 시즌은 계속된다. 28일 경기를 포함해 93경기를 지휘해야 한다. 정 대행은 “어쨌든 선수들은 야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선수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간단하게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밖에서 어떻게 봤는지 모르겠지만, 안에서는 감독님이 잘 만들어 놓으셨다. 내가 확 바꿀 수 있는 것은 없다. 나도 경험이 없다”고 부연했다.

베테랑들을 따로 만나 이야기도 나눴다. “(류)현진이, (채)은성이 등 선참 선수들이 있다. 어린 선수들이야 사실 모를 수도 있다. 선참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코치보다 훨씬 더 영향력 있다. 잘 끌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대행은 “별도 수석코치는 없다. 각 파트 코치와 상의하면서 운영하겠다. 새 감독님이 누가 오실지 모른다. 오시기 전까지 팀을 잘 이끌겠다.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고,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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