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 기자] 마무리 투수로 공식 통보 받은 첫날부터 가볍게 임무를 완수했다.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두산 마무리 김택연(19) 시대가 활짝 열렸다.

두산은 13일 잠실 한화전에서 9-6으로 승리했다. 일찍이 승기를 잡은 경기였으나 한화가 9회초 3점을 뽑아 끝까지 두산을 추격했다. 9회초 2사 1루에서 김택연이 등판했고 상대 타자 김태연을 삼진으로 잡으며 세이브를 올렸다. 세이브 상황에서는 당연히 마운드 오르게 된 첫날 시즌 3세이브를 기록한 김택연이다.

공 4개만 던졌는데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초구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았고 볼카운트 1-2에서 4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리그 최고의 속구를 자랑하는 투수가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김택연은 “(김)기연이 형 사인 대로 던졌다. 슬라이더 사인이 나서 슬라이더를 던졌다. 아무래도 내가 속구 비율이 높기 때문에 기연이 형이 상대가 속구에 타이밍을 잡을 것으로 본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산 이승엽 감독은 “홍건희가 6월 들어 조금 주춤해서 앞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당분간 편하게 마운드에 올라 구위를 살리는 데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오늘부터는 김택연이 세이브 상황을 준비한다”고 김택연의 마무리 투수 이동을 발표했다.

이어 이 감독은 “이제는 마무리로서 김택연이 올라오면 두산이 이긴다는 생각이 들 투수가 될 것이라 본다. 김택연에게도 이 얘기를 했다”고 김택연을 향한 자신감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김택연은 이 감독과 면담을 두고 “책임감을 갖고 던지라는 메시지를 주신 것으로 이해했다. 플레이는 하던 대로 해도 책임감은 더 갖게 된 것 같다”면서 “선배님들도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건희 선배도 미안해하지 말고 자신 있게 던지고 궁금한 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라 하셨다”고 주위에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택연은 “첫 세이브 공을 받았고 오늘 세이브 공도 받았다. (강)승호 형이 챙겨주셨다”며 “마무리라는 자리가 중요하고 어렵다는 것을 안다. 나 때문에 지는 날도 있겠지만 힘든 순간에 잘 대비하겠다. 힘든 순간보다 좋은 순간을 많이 만들 수 있게 매일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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