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아주 마음에 든다.”

‘막연한’ 생각에서 ‘심각한’ 고민이 됐다. SSG가 시라카와 케이쇼(23)-로에니스 엘리아스(36)를 놓고 저울질을 계속하고 있다. 이렇게 선택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했을까.

SSG는 지난달 22일 시라카와 영입 소식을 알렸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선수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데려왔다.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옆구리 부상 때문이다.

의외로 ‘대박’이다. 표면적으로는 5경기 23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다. 그러나 지난 7일 사직 롯데전 1.1이닝 8실점(7자책)으로 크게 무너진 것을 빼면 2승 1패, 평균자책점 2.49다.

웬만하면 기본 5이닝은 먹는다. 21일 NC전에서는 6.1이닝 10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27일 KT전에서도 5.1이닝 5실점(3자책)이다.

그 사이 엘리아스가 회복했다. 퓨처스 두 차례 등판에서 3이닝 무실점-4이닝 무실점을 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시속 149㎞까지 뿌렸다. 이숭용 감독이 보는 앞에서 ‘무력시위’ 제대로 했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가능성’이라면 엘리아스 쪽이 높아 보인다. 올시즌 살짝 들쑥날쑥하기는 했다. 7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4.73이다.

대신 올라가면 ‘기본 6이닝’이다. 7이닝을 넘어 8이닝까지도 책임진다. 현재 불펜이 만만치 않은 상황. 길게 던지는 선발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시라카와는 짧은 시간 SSG 구성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숭용 감독은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마음에 든다. 몸 푸는 것, 웨이트 하는 것 등 자기가 뭘 했는지 꼼꼼하게 적고, 체크하더라”고 짚었다.

이어 “시라카와가 어릴 때부터 야구 교육을 잘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보고 배워라’고 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시라카와 계약은 오는 7월4일까지다.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고민이 거듭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의견이 평팽히 맞선다.

여러 부분을 고려하면 엘리아스가 복귀하는 쪽이 낫다고 봐야 한다. 시라카와를 완전 영입하면 외국인 선수 교체 기회가 소진된다. 이미 로버트 더거를 드류 앤더슨으로 바꿨다. 한 시즌 두 번 바꿀 수 있다.

엘리아스는 큰 경기 경험도 있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경기 나서 8이닝 2실점 호투를 뽐낸 바 있다. 이 정도 선수를 보내기 쉽지 않다.

시라카와는 ‘긁지 않은 복권’이다. 현시점에서 엘리아스와 직접 비교는 무리다. 대신 훨씬 젊다. 속구 스피드도 엘리아스에 뒤지지 않는다. 시속 150㎞ 이상 뿌릴 수 있다. 구위도 빠지지 않는다. 김광현-오원석이 왼손이기에 우투수 시라카와가 밸런스 측면에서 괜찮은 선택이기도 하다.

만약 엘리아스를 잡으면 시라카와가 풀린다. 다른 팀에 데려갈 수도 있다. 부메랑 효과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브랜든 와델이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 시라카와가 왔을 때, SSG와 이숭용 감독은 “잘하면 좋겠다. 고민은 6주 후에 하면 되지 않겠나. 둘 다 잘해서 고민할 수 있으면 그것도 괜찮다”고 했다. 진짜 그 시기가 왔다. 대략 5일 정도 남았다. 어떤 결정을 내릴까.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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