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LG와 두산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계속 잠실에 남을 수 있게 됐다. ‘구도(球都)’ 부산은 이 소식이 부럽다. 부산 신구장은 ‘허송세월’이다. 이미 20년이다. 또 ‘공약(空約)에 낚였다‘며 팬들은 분노한다.

LG와 두산은 애초 원했던 잠실 주경기장에서 계속 경기를 치른다. 서울시가 대체 구장으로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2027~2031년 5년간 사용한다.

연관검색어 수준으로 떠오르는 곳이 있다. 부산이다. 신구장은 부산 팬들의 ‘염원’이다. 사직구장은 1985년 지어졌다. 햇수로 40년이다. 광주-대구-창원에 속속 최신식 구장들이 생겼다. 대전도 내년 새 구장에 입성한다. 부산만 그대로다.

애초에 벌써 진행이 돼야 했었다. 시장 선거 때마다 “야구장 짓겠다”고 한 게 벌써 20년이다. 2004년 허남식 시장이 그랬고, 2014년 서병수 시장도 그랬다. 2018년 오거돈 시장도 마찬가지. 2021년 당선된 현 박형준 시장도 새 구장 카드를 꺼냈다.

공약(公約)을 내세웠으면 지켜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공약(空約)으로 변질된다. ‘현실’을 들어 흐지부지 넘어간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이 점은 좌우를 가리지 않는다. 부산 팬들은 “대체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이번에는 제대로 진행되는 듯했다. 지난해 3월 부산시가 사직구장 재건축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2025시즌 후 사직구장을 철거하고, 2026년 여름 같은 부지에 재건축에 들어가 2029시즌 앞두고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윤석열 대통령까지 공개적으로 재확인한 사안이다.

연구용역 결과 270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나왔다. 롯데가 30%를 맡는다. 810억원이다. 삼성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건립 때 500억원을 부담했다. KIA도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신축 당시 300억원을 냈다. 롯데는 더 많은 돈을 쓴다.

진행이 안 된다. 돌고 돌아 ‘원점’이다. 대체구장이 걸린다. 아시아드주경기장을 롯데 임시 구장으로 쓰고자 한다. 여기는 현재 K리그 부산 아이파크 홈구장이다. 축구계가 반발한다. 트랙이 있기에 육상계도 반대다.

돈도 문제다. 부산시에 여력이 없다. 구덕운동장 일대를 개발해 자금을 마련하려 했다. 축구전용구장 건립까지 포함된 개발 계획이다. 지역주민과 시의회 반대로 멈췄다.

신구장 계획 발표 후 16개월이 흘렀다. 되는 게 하나도 없다. 뚜렷한 돌파구도 보이지 않는다. 롯데는 롯데대로 전전긍긍이다. 기왕 이럴 거라면 더 늦어지더라도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무작정 ‘하겠다’고만 할 일이 아니다. 부산 팬들도 “더 이상 속지 않겠다”며 벼른다.

나아가 건설할 신구장도 다시 봐야 한다. 현재 계획은 개방형이다. 돔으로 짓는 쪽이 낫다. 기습 폭우가 수시로 쏟아지는 등 날씨 변화가 심하다. 야구 열기라면 최고를 다투는 곳이다. 1년 내내 안정적으로 경기가 가능한 돔이 필요하다. 각종 공연 등을 통해 수익도 낼 수 있다. 돔구장을 활용한 수익 사례는 세계적으로 차고 넘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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