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정다워 기자] 한국의 첫 메달은 파리가 아닌 샤토루에서 나왔다.

금지현(경기도청)과 박하준(KT)은 27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공기소총 10m 혼성 금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에 세트 점수 12-16으로 아쉽게 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2000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는 파리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 ‘1호 메달’의 주인공이다.

금지현은 젊은 나이지만 자녀가 있는 ‘어머니’다. 지난해 5월 딸을 출산한 그는 올림픽을 생각하며 육아보다 대회 준비에 집중했다. 스스로 ‘MZ 아줌마’라고 부르는 금지현의 메달 획득은 저출산, 그리고 여성의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등 여러 사회 이슈와 맞닿아 울림을 준다.

의미가 큰 금메달이지만, 금지현과 박하준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사격은 파리로부터 약 280㎞ 떨어진 샤토루에서 열리면서다. 파리에 집중된 취재진이 샤토루까지 오가기엔 무리여서 두 선수는 조용히 메달을 목에 걸어야 했다.

대신 문화체육관광부 장미란 차관이 샤토루까지 건너가 축하를 보냈다. 이날 미디어프레스센터(MPC)에서 취재진을 만난 ‘올림픽 리빙레전드’ 장 차관은 금지현의 메달에 유독 감격해했다.

장 차관은 “샤토루가 그렇게 먼 줄 몰랐다. 왕복으로 7시간은 걸린 것 같다”고 웃은 뒤 “금지현 선수를 결단식 때도 봤다. 얼굴은 아기인데 엄마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목표를 두고, 해야 한다는 의지가 있다면 상황, 형편에 굴하지 않고 다 해낸다는 것을 느꼈다”며 금지현 활약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랑스럽다는 생각은 물론 같은 상황의 아기 엄마나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에게 위로와 용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차관이 사격에서 첫 메달이 나온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가 있다. 전날 개회식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 때문이다. 개회식을 전 세계에 송출한 올림픽 주관 방송사 OBS(Olympic Broadcasting Services)의 아나운서는 한국을 북한의 명칭인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로 소개했다. 있어서는 안 될 불미스러운 일이었다.

장 차관은 “개회식 시작부터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도 실망하고 우리 모두 당황했다. 선수단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크게 동요하지 않고 상황에 영향받지 않고 증명해 보인 것에 안도감과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더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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