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버햄턴=장영민 통신원·김용일 기자] “솔직히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께서 브라이턴에 계실 때부터 연락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턴 공격수 황희찬(28)이 올여름 불거진 올랭피크 마르세유(프랑스) 이적설과 관련해 스포츠서울을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11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끝난 라요 바예카노(스페인)와 프리시즌 평가전에 선발 출격해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이 경기는 17일 아스널과 2024~2025시즌 EPL 개막 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치른 최종 평가전이다.

황희찬은 최전방 공격수 뿐 아니라 왼쪽 윙어 등 공격진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시종일관 상대에 위협을 가했다. 후반 막판엔 골문 앞에서 강력한 헤더 슛을 시도했는데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아쉬워했다. 팀은 0-1로 졌다. 그러나 결과는 의미 없었다. 게리 오닐 감독은 새 시즌 개막전을 대비해 여러 실험을 거쳤다.

지난 시즌 12골3도움으로 EPL 진출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낸 황희찬은 새 시즌 더 큰 도약을 그린다. 경기 직후 스포츠서울과 만난 그는 “지난 시즌 좋은 기록을 세워 더 기대하실 것 같다. 새 시즌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것 같은데 당연히 공격수로 (포인트를 올려) 팀에 도움이 되면 좋으나 일단 팀과 좋은 축구를 보이고 싶다. 준비를 잘해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올여름 마르세유와 연결돼 주목받았다. 스스로 이적을 원하고 양 구단이 적극적으로 협상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마르세유는 지난 시즌까지 EPL에서 ‘최고 전술가’로 불리며 브라이턴을 성공적으로 이끈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프랑스 명가 중 하나인 마르세유 지휘봉을 잡은 그는 메이슨 그린우드, 이스마일 코네 등을 영입하며 선수단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전방 자원 후보로 낙점한 선수 중 한 명이 황희찬이다.

그러나 최근 ‘풋 마르세유’ 등 현지 언론은 울버햄턴이 황희찬의 이적료를 높게 책정하면서 마르세유와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도했다.

황희찬은 스스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데 제르비 감독께서 브라이턴 시절부터 (내가) 전술적으로 똑똑하게 하는 것 같다며 연락해 주셨다. 이번에도 거의 매일 연락했다. ‘어떻게 할 것이냐’, ‘빨리 오라’고 했는데 난 우리 팀 감독(오닐)과도 솔직하게 말하는 사이다. (이적건을 두고) 미팅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닐 감독에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얘기를 들었는데 너무나 비전이 있었다. 지난 시즌 함께 하면서 존경했고 잘하실 분이라는 걸 느꼈다”며 “감독께 남겠다고 했다. 데 제르비 감독의 연락도 계속 오는 상황이었는데 잘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울버햄턴과 같이 가는 게 행복하다”면서 “잔류”라고 강조했다.

마음을 다잡고 EPL에서 못다 한 꿈을 다시 꾸게 됐다. 황희찬은 개인 목표보다 ‘늑대 군단’의 비상을 재차 강조했다. 한층 성숙해진 ‘코리언 가이’가 설렘을 품고 EPL 개막전을 기다리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