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폭풍전야’일까. 안세영(22·삼성생명)의 귀국 후 첫 행보는 국제대회 불참이다. 부상으로 8월 열리는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안세영은 소속팀 삼성생명을 통해 8월 국제대회 불참 의사를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전달했다. 이로써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일본 오픈(20~25일)과 코리아 오픈(27일~9월1일)에 나서지 않는다.

두 대회 모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 이유는 무릎과 발목 부상이다.

무릎은 이미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당했다. 결승전에서 우측 무릎을 다쳤다. 참고 뛰었고, 금메달까지 따냈다. 이번 올림픽에도 오른쪽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 붕대를 감은 상태로 뛰었다. 게다가 올림픽 사전 캠프에서 발목 부상도 닥쳤다.

사실 특별한 이상 없이 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그렇게 원한 금메달을 따내며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100%가 아닌 상태로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 안세영의 ‘위엄’이다.

그러나 8월 열리는 국제대회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 심지어 하나는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다. 쉬고 싶은 것도 있겠으나, 협회와 대립각 연장선이라 볼 수도 있다.

안세영은 지난 5일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후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오진이 나왔고, 이후 난 참고 뛰었다. 많이 실망했다”며 “금메달 원동력은 분노”라 했다. 직격탄이다.

7일 귀국 후에는 톤을 낮추기는 했다. “협회, 팀과 대화 후 말하겠다. 지금은 말을 아끼겠다”는 말을 남긴 후 바람처럼 사라졌다.

협회는 협회대로 반박 보도자료를 내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판이 커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를 시작했다. 아예 유인촌 장관은 “체육계 전반을 다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국회의원들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나섰다. 진종오 의원(국민의힘)은 “꼼꼼하게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안세영이 국제대회 불참을 통보했다. 뭔가 숨을 고르는 모양새다. 지난 8일 “올림픽이 끝나고, 모든 선수가 충분히 축하받은 후 내 생각을 내놓겠다”고 했다.

안세영의 입장 발표가 머지않아 보인다. 올림픽은 끝났지만, 배드민턴은 여전히 ‘혼돈’ 그 자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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