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배우면 길에서 실제로 제 몸을 지킬 수 있을까요?”

보통 호신술을 익히기 위해 도관에 처음 방문 상담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런 상황에서, 저런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빨리 배울 수 있나?”, “일 년 정도 배우면 전체에서 어느 정도 배우는 건가?” 같은 질문들이 있다.

아직 무술, 호신술을 전혀 접한 적이 없는 독자분들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어느 정도 배우고 익혀야 실제로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1~2년?, 5년? 아니면 10년? 설마 6개월?

필자의 무술도관에서는 수련생들에게 요일 상관없이 일주일에 2회 수련참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회당 수련 시간은 두시간이다. 수련 시간 두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보통 타 무술도관의 경우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진행되는 데다, 필자는 준비 운동 등 사전 준비를 제외한 순수 수련 시간만 두시간을 잡은 만큼 실제로 해보면 꽤나 길다.

실제로 처음 시작할 때 “두시간 밖에 안 하나? 끝나고 남아서 더 연습해도 되나?”라고 묻는 분들도 막상 시작하면, 한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 체력과 집중력 저하로 벽을 등지고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 두시간을 어떻게 수련할 것인가. 필자는 강조한다. “두 시간동안 이것저것 하지 말고, 오늘 배운 것, 혹은 연습하고자 생각한 것 하나만 잡고 그것만 연습해보라”고.

앞에서도 말했지만, 두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필자가 오랜 기간 호신술 지도를 해 본 경험상, 두시간을 집중해서 연습하면 아무리 운동신경이 없다고 하던 분들도 기술을 익숙하게 펼쳐내기 시작한다. 그렇게 일주일에 두번, 네시간을 연습하면 “처음엔 그렇게 잘 안 되더니…”라고 스스로 얘기할 정도로 기술이 자연스러워진다. 이렇게 일주일에 기술 하나를 몸에 익힌다.

이 과정을 일년 동안 꾸준히 하면, 일년은 52주 더하기 며칠이니 최소 52개의 호신기술을 몸에 장착하게 된다. 특히 호신기술이란 것이 형태가 각각 다 다르다기 보다는 서로 연계되거나 상황에 따라 변형이 조금씩 이뤄지는 게 많은 만큼 52주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기술의 추가 뿐만이 아니라 각 기술의 완성도도 꾸준히 높아진다.

52개라는 호신기술이 적어보인다고? 앞선 칼럼에서도 자주 강조한 내용이지만, 사실 치안이 상당히 좋은 우리나라에서 호신술이 필요한 경우는 평생에 단 한 번도 없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2가지 위험한 상황에서 펼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것이다. 판타지 소설이긴 하지만, 무협지 등에 보면 무술의 총본산이라는 소림사에서 배울 수 있는 기술 종류가 ‘소림 72예’라고 해서 총 72가지 뿐이다.

무협지의 주인공은 저 72예만 가지고도 천하무적이 된다. 52개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면 일년 더 배워보자. 그럼 이제 104개가 된다. 인간의 번뇌가 108개라고 했던가.

다시 앞으로 돌아가보자. “얼마나 배우면 될까”, “이런 기술도 빨리 배울 수 있나”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왔다.

“앞으로 일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몸이 아프거나 급한 일정이 생겨도, 일주일에 2회, 회당 두시간씩 꾸준히 한 기술만 집중해서 연습하면, 일 년 뒤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횟수를 늘려서 더 열심히 안 해도 되냐고? 기술 연습은 이렇게 하고, 남은 체력이 있다면 달리기와 낙법을 개인적으로 연습할 것.” 지름길은 없다. 아니, 이 방법이 지름길이자 가장 빠른 방법이다.

노경열 JKD KOREA 정무절권도 대한민국 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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