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단 0.21초다. 수영 대표팀 조기성(28)이 정말 간발의 차이로 메달을 놓쳤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조기성은 3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수영 남자 평영 50m 스포츠 등급 SB3 결선에서 50초73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3위 스페인 미겔 루케(50초52)와 0.21초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1위는 일본의 스즈키 다카유키(48초04), 2위는 이탈리아의 모렐리 에프렘(49초41)이 차지했다. 이번 대회 남자 평영 50m는 출전자가 7명 뿐이어서 예선 없이 곧바로 결선을 치렀다.

선천적 뇌병변 장애인인 조기성은 13살 때 재활 치료를 위해 수영을 시작했고, 스무살 때 출전한 2016 리우패럴림픽 때 3관왕(자유형 50m, 100m, 200m)에 오르며 한국 장애인 수영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후 자유형 순위가 점점 하락하면서 도쿄 패럴림픽에는 자유형과 함께 평영 종목에도 출전했다. 안타깝게 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도쿄대회 이후 평영을 주종목으로 바꾼 조기성은 지난해 열린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평영 50m)하면서 패럴림픽 전망을 밝혔다. 올해 기록으로만 봐도 세계 2위권이었다. 그러나 거의 반 뼘 차이로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조기성은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4등이라는 등수는 운동선수가 해서는 안 되는 등수다. 내가 부족했다”면서 “3등인 줄 알았는데 조금 아쉽다”고 했다.

코칭스태프에 대한 감사한 마음은 잊지 않았다. 조기성은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배형근 감독님을 비롯해 스태프분들께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배 감독님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배 감독님을 인간으로서 존경한다. 남은 경기 잘해서 꼭 메달을 걸어드리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번 패럴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 의사도 밝혔다. 조기성은 “나는 더 이상 메달권 선수가 아니다. 결실을 보지 못해서 많이 속상한 마음도 있다”면서 “곧 30대에 접어들어서 하고 싶은 것이 많다”는 이유를 댔다.

구체적으로는 심리 상담사로서의 꿈을 얘기했다. 그는 “심리 지원을 받으면서 선수가 많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가진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조기성은 이번 대회에서 개인혼영(9월1일)과 배영(9월7일)에도 출전한다. 그는 “잘해서 오늘 같은 등수를 만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스포츠과학원에서 마련해준 그의 심리 카드에 적힌 문구는 ‘집중하자, 재미있을 거야’다. 비록 메달은 놓쳤으나 “경기는 재미있었다”고 말한 조기성이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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