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약 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티빙 ‘우씨왕후’의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한 켠에서는 시선을 사로잡는 사극으로 치켜세우고 있고, 다른 한 편에서는 ‘정사신’만 남은 문제작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우씨왕후’는 고구려 시대 왕 고남무(지창욱 분)가 죽고 왕후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희(전종서 분)의 하루를 담은 이야기다.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고남무가 치료 끝에 사망하자, 취수혼(남편이 죽으면 남편의 동생과 재혼해 가문을 유지하는 고구려의 풍습)을 통해 자신과 가문을 살리는 이야기다.

왕이 죽고 피비린내 나는 아귀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주도권을 갖고 왕후의 자리를 지키려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핵심 줄거리다. 이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다. 평가가 갈리긴 하지만, 우씨왕후는 결국 스스로 선택한 왕을 세우고 두 번째 왕후가 됐다. 그리고 끝까지 권력을 잃지 않았다.

◇쭉쭉 뻗어나가는 서사, 긴박감 넘쳤다

여성 서사가 방송가의 주요 소재로 떠올랐다. 국모의 자리를 두 번이나 차지한 ‘우씨왕후’의 강인함은 관심 가는 대목이었다. 게다가 여주인공은 걸크러시 이미지가 강한 전종서다. 힘 있는 눈빛과 명확한 딕션, 땡땡한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다섯 부족이 새 왕좌를 노리기 위한 과정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발생하고, 우희는 그 위기를 넘나들며 왕자 다섯 중 한 명을 골라 왕후에 오르려 한다. 그 사이 긴박감이 탁월하다. 쭉쭉 뻗어나가는 이야기에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다.

아울러 세트와 미술, 전쟁 신의 화려한 장면까지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비록 방영 전 동북공정 논란이 있었지만, 제작진이 철저히 ‘고증’을 거쳤다는 의견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대지를 가르는 기병과 인물의 독특한 의상에 칭찬이 나온다.

◇일그러지는 발음과 ‘갑툭튀’ 정사신

장점도 많지만, 비판의 요소도 많다. 먼저 배우들의 연기력이 손에 꼽힌다. 음향에서 문제가 있는지 배우들의 목소리나 발음이 정확하게 들리지 않는다. 멀리서 말하는 느낌이 든다.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도 않았다. 한 두 배우의 문제가 아니다. 자막을 보지 않곤 몰입이 쉽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정사신이다. 4부까지 약 네 차례의 정사 장면이 나오는데, 소모적이라는 평가다. 우순(정유미 분)이 정사신의 중심이다. 우희와 대비되는 지점을 보여주려는 듯 엿보인다. 정사신 활용은 용감한 선택이긴 하나, 지나치게 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야기와 정확히 엮이지 않는다. 너무 길게 늘였고, 몽환적으로 그려내 오히려 지루함을 유발했다는 데 힘이 실린다.

◇파트2에서 해결 할 수 있을까?

파트2는 오는 12일에 공개된다. 호불호가 극명히 나뉘는 상황에서 이 드라마가 가야 할 길은 우씨왕후의 주체성이다. 진취적으로 왕위를 얻고 권력을 훌륭히 사용하는 대목이다. 이야기의 마무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성공작이 될 수도, 문제작에 그칠 수도 있다. 300억원이라는 규모 있는 제작비 때문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OTT에서 정사신이 나오는 것만 두고 비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우순을 중심으로 한 정사신이 이야기와 정확히 맞물리는지 의문이다. 파트2까지 모두 봐야 알 수 있다”며 “반대로 우희가 생존하기 위해 추격전을 벌이는 대목은 흥미로웠다. 여러 논란이 있는데 우희와 우순의 대비로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면 호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intellybeast@sportssoe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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