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동영 기자]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과 강선희(47·한전KPS)가 보치아 혼성 페어(스포츠등급 BC3) 결승에 올랐다. 정호원은 2관왕에 도전한다. 강선희는 멀티 메달 확보다.

정호원-강선희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혼성 페어 준결승전 아르헨티나 스테파니아 페란도-로드리고 로메로와 경기에서 4엔드 합계 4-2(3-0 0-1 1-0 0-1)로 승리했다.

이제 정호원-강선희는 태국을 누르고 올라온 홍콩을 상대로 5일 결승전을 치른다. 정호원은 개인전에 이어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2008 베이징대회 박건우 이후 16년 만에 보치아 2관왕 도전이다. 패럴림픽에 처음 출전한 강선희는 개인전 동메달에 이어 첫 금메달까지 바라본다.

하늘이 도운 경기다. 한국은 1엔드 초반 실투로 공 3개를 썼지만, 아르헨티나 역시 실수를 연발했다. 한국이 차분하게 표적구를 향해 공을 정확하게 굴리면서 1엔드에만 3점을 얻었다.

2엔드에선 강선희의 휠체어 뒷바퀴가 사이드 라인에 닿는 반칙이 나왔다. 강선희는 “해서는 안 될 큰 실수였다”고 말했다.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한국은 2엔드를 0-1로 마쳤다.

이후 아르헨티나에 벌칙공 기회가 주어졌다. 벌칙공은 상대 팀이 반칙했을 경우 엔드를 마친 뒤 1점을 딸 기회다. 코트 가운데 득점 구역에 공을 굴리면 1득점이 인정된다. 정작 아르헨티나가 득점 구역에 공을 정확하게 굴리지 못했다.

한국은 3엔드에서도 큰 위기를 겪었다. 3,4,5구째 공이 연속으로 표적구를 빗나갔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정호원은 마지막 공을 표적구 앞으로 굴렸다. 득점을 포기하고 대량실점을 막기 위해 벽을 쌓는 고육지책이었다.

이제 공 3개가 남은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 아르헨티나 역시 번번이 실수하며 표적구 근처로 공을 굴리지 못했다. 오히려 표적구를 직접 건드려 한국의 공이 더 가까워지기도 했다.

결국 아르헨티나가 모든 공을 소진한 뒤에도 한국의 공 1개가 아르헨티나 공보다 표적구에 가깝다는 판정이 나왔다. 4-1이 됐다.

한국은 차분하게 마지막 4엔드에 임했다. 큰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어간 한국은 1실점으로 4엔드를 마무리하며 끝냈다.

정호원은 경기 후 “실수가 많은 경기였다. 하늘이 도운 것 같다”며 “내일 결승에서는 침착하게 해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강선희는 “액땜했다고 생각하겠다. 첫 패럴림픽에서 결승까지 밟게 됐는데, 금메달 획득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치아는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장애인 스포츠다. 선수들은 가로 6m, 세로 12.5m 크기의 경기장에서 6개의 빨간색 공과 6개의 파란색 공을 표적구에 던지거나 홈통을 이용해 굴려 승부를 가른다.

각 엔드 종료 시점에서 상대보다 가깝게 던진 공 개수대로 1점씩 얻는다. 개인전과 페어(2인조) 경기는 4엔드, 단체전 경기는 6엔드 점수를 합산해 승자와 패자를 가린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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