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사랑, 동료사랑이 셰프로 이끌어
카나비를 세계적인 프랜차이로 만드는 것이 꿈!
재능기부로 자립청년들 위해 봉사활동 펼쳐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 기자] 스무 살 청년은 해병대에 가야겠다고 결정했다. 힘들더라도 최전선에서 조국을 지키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유격 훈련 등 수많은 훈련을 소화하며 늠름한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성장했다. 고된 훈련을 마치고 먹는 음식은 달콤했지만, 무언가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천성적으로 미각이 남달랐던 청년은 음식에 조언했고, 그렇게 조리병이 되었다. 조리병은 그에게 운명이었다.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은 동료들의 감탄을 불러일으켰고, 행복해하는 모습에 셰프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제대 후 그는 스페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El Celler de Can Roca’ 레스토랑에서 설거지부터 시작하며 셰프의 길을 걸었다.
35살의 이수형 셰프는 귀국 후 서울 용산 인근에 젊은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브런치 카페 어프로치를 운영하다 지난해 퓨전 한식을 주제로 새롭게 ‘카나비 용산’을 오픈했다. 내년에는 대만의 수도 타이베이에 프랜차이즈 2호점을 연다. 그의 실력에 대만의 사업가가 손을 내민 것이다. 카나비라는 이름은 셰프 수업을 받은 영국 런던의 소호 카나비 스트리트에서 따왔다. 셰프가 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청춘을 불살랐던 곳이다. 이수형 셰프는 “카나비 용산의 종착지는 카나비가 될 것이다. 언젠가 카나비에 입성해 ‘카나비’의 간판을 꼭 달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수형 셰프는 해병대를 전역한 후 스페인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El Celler de Can Roca’에서 본격적인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10여 년간 유럽에서 요리를 배우며 런던의 30개 레스토랑, 7개의 미쉐린 스타에서 일했다. 특히 5개의 미쉐린 빕구르망을 운영하는 ‘JKS Restaurants Group Asia’의 수석주방장까지 역임하며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에서 인정받았다.
카나비의 매력
세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특별한 날 뿐만 아니라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캐쥬얼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오픈 초기에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층 고객들이 먼저 찾아왔지만, 다음에 방문할 때는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고객이 많다. 외국인 손님의 비율도 높고, 고객의 재방문 횟수가 많고 단골도 많다. 레스토랑을 계획할 때 손님층을 따로 두지 않고 가능한 한 여러 세대를 포괄하고자 했던 셰프의 생각이 잘 반영되어 있다. 카나비의 단골손님으로는 배우 전지현을 비롯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우림의 김윤아, 브라이언, 남윤호 등이 있다.
철학
이수형 셰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 경험’이다. 맛있는 음식, 친절한 서비스, 좋은 분위기, 청결함은 기본이고, 최고의 고객 만족을 제공하면 이러한 기본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고 있다.
퓨전 한식의 매력
퓨전 한식의 매력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셰프들이 정통조리법에 창의력을 더해 새로운 음식 장르를 만들어 가는 것에 있다고 이수형 셰프는 생각한다.
미우새(미운우리새끼)
런던에서 셰프로 활동하던 이수형 셰프는 김민지 아나운서의 유튜브 채널 ‘만두랑’에 출연했다. 런던에서 알아주는 한국인 셰프가 있다는 소문에 김민지 아나운서가 이수형 셰프를 초대했다. 당시 이수형 셰프는 딤섬과 만두로 유명한 식당의 헤드셰프로 활동하고 있었다. 새해를 맞아 만두를 함께 빚었던 인연으로 최근 박지성, 배성재, 김민지 아나운서의 미우새 편에 카나비가 소개됐고,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꿈
서울 용산에서 시작한 모던 한식당 카나비는 전 세계적인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두바이, 런던, 파리, 뉴욕, 시드니 등 글로벌 주요 도시들에 분점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그 시작으로 내년 타이베이에 첫 해외 분점이 오픈한다. 국내 사업으로는 카나비의 호텔 진출을 계획하고 있고, 내년 봄 용산구에 새로운 브랜드 영국식 브런치 레스토랑과 간편식 밀키트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취미
이수형 셰프는 선한 인상처럼 틈틈이 시간이 될 때마다 자립 준비 청년을 위한 요리 수업 등 봉사하러 다니고 있다. 감사하게도 요리라는 재능을 이용해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한다. 감사한 마음을 나누며 살고 싶은 것이 그의 미래 모습이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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