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주상 기자] “여름 한낮 모진 땡볕을 견디며 숨이 붙어있는 이치를 배우고 존재의 가치에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군데군데 아픈 흔적이 밴 나뭇잎 누렇게 변색하여 붉은 하늘 쳐다보니 해 지고 달 뜨는 움직임 마치 새털처럼 가볍고 바람결 일으키는 새들의 노래 아름답다. 무한은 허무하나 만물은 오로지 그 안에 포섭될 뿐 순명의 위엄과 광채가 둘러싸니

이 모든 생애 은혜와 축복이었구나”

서정 속에 인생의 관조와 달관함이 쌓여 있다. 신평 변호사가 시와 산문이 엮어진 ‘시골살이 두런두런’을 출간했다. 언급한 내용은 3장 가을편에 있는 ‘하나의 생生’ 중에서 발췌했다. 법과 현실 그리고 이상을 꿈꾸며 산 인생이 함축됐다.

‘시골살이 두런두런’은 신평 변호사가 자신의 수십 년 시골살이하면서 느꼈던 서정적이면서도 현실에 기반한 시와 산문집이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별로 시일의 선후에 따라 그대로 배열하여 계절의 변화를 순차적으로 담았다. 산문은 시의 해설이라기보다 그 시와 관련되어 가진 단상 형태의 독백이다. 조금은 독특한 형태의 책이다.

이 책에 실린 시와 산문들에는 시골살이의 서정적이면서도 현실에 기반한 의식이 내장되어 있다. 농사지으며 사는 삶의 생생한 모습, 그리고 내면에 간직해온 사상, 세상을 향한 시선의 방향을 밝히고 있다. 이 책에 드러난 저자의 시와 산문의 서정은 현실을 초월해 순수의 진공상태에 있는 게 아니다. 저자가 우리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며 올곧게 살아온 시간, 경륜에서 나온 현실적이며 사실적인 서정이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잘 산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해 저자는 끈질기게 의문을 던진다. 아울러 행복한 삶이란 어떤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것인가를 이모저모로 탐구한다.

저자의 냉철한 혜안과 깊은 경륜이 세상을 향한 따스함과 더해져 우리의 삶에서 때때로 받게 되는 상처에 대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나아가서 거친 삶에 길들여 있는 우리들을 평온하게 가라앉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잔잔한 물가에 앉아 눈물 속에 떠오르는 행복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행복의 길로 향하는 지침서이자 안내서이다.

이 책의 시와 산문의 정서를 투영한 다수의 삽화를 통해 시골살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독자에게 주는 특별한 덤이기도 하다.

이 책의 저자 신평 변호사는 판사를 거쳐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헌법학회장, 한국교육법학회장, 앰네스티 법률가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윤석렬 대통령의 멘토라 불릴 정도로 많은 분야에서 대통령에게 자문을 주고 있다.

현재는 공익사단법인 공정세상연구소 이사장 재직중이다. 시와 수필 두 부문에서 문단에 등단하였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지금까지 시집으로 ‘산방에서’, ‘들판에 누워’, ‘작은 길’ 세 권을 출간했으며, 일송정문학상을 수상했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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