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부산=함상범 기자] 류성희 미술감독은 한국 영화계의 황금기를 이끈 류승완, 봉준호, 박찬욱 감독과 함께 작업하며 성장했다. 세 명의 뛰어난 감독이 준 기회가 장인으로 인정받는 미술 감독의 성장 발판이 됐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신설된 까멜리아상을 수상한 류성희 감독은 5일 낮 12시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세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영화 산업에서 튕겨나갔을 수도 있다. 그 분들은 당시 너무 진지했고, 올바른 질문을 갖고 있었다. 그 질문에 영감 가득한 글 안에서 어떤 질서를 만들어서, 그 세계를 찾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세 감독이 올바른 질문을 갖고 있었다면서, 각자의 특성과 질문을 던졌다. 류 감독은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를 시작으로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괴물’ ‘달콤한 인생’ 등 한국의 명작으로 불리는 작품에서 연출가가 가진 세계관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류 감독은 “빛나는 질문이 있었따. 류승완 감독은 듣도 보도 못한 두 여배우를 주인공으로 한 액션 영화로 만들었다. 몇 년 동안 기다렸던 장르 영화를 하게 됐다. 첫 번째 장르영화의 기회를 받았다. 류승완은 영화광이다. 에너지와 신남이 쭉 유지된다. 영황의 매력과 수위와 리듬을 잃지 않고, 늘 깊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에 대해서는 “한 살 차이가 난다. ‘살인의 추억’ 때 마치 전생부터 준비해온 것처럼 모든 준비가 돼있었다. 화성에 대한 일은 잘 몰랐다. 한국에 대해서, 로컬 사회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데, 많이 배웠다. 그 분에게 배웠고 그것에 낯섬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가깝지만 지구 끝에 있는 낯섬과 지역색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찬욱 감독님은 제가 어릴 적부터 생각한 아름다움과 추함에 대한 고민을 하셨다. 거기서 사람이란 무엇인서 정의하지 않고 모호하게 관객에게 던졌다. 그 세계관이 저와 정말 잘맞고 같이 찾아가고 있다. 여전히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홍익대학교 졸업 후 아메리칸영화연구소에서 영화를 공부했으나, 돌연 한국으로 귀국했다. 미술 감독이라는 인식조차 없었던 한국 영화계에서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괴물’ 등에 참여하며 영역의 전문성을 넓혔다.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춘 ‘아가씨’로 2016 칸 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벌칸상을 수상하면서, 영화 미술의 세계적인 수준을 몸소 증명했다. 영화라는 예술이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드는 협업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류 감독은 섬세한 감각으로 영화의 미학적 완성에 한 축을 담당했다. 배우처럼 주목받기 힘든 프로덕션 디자인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와 상징성을 만든 장인으로 평가된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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