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마법사 군단의 기세가 무시무시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잡았다. 플레이오프 직행 승률 100%를 품었다. 그만큼 1차전이 중요했다. 기다리고 있던 LG가 강제로 ‘최초’에 도전해야 한다.

KT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와 경기에서 선발 고영표를 비롯한 투수진의 호투와 문상철의 투런포 등을 앞세워 3-2로 이겼다. 짜릿한 승리다.

1차전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역대 준플레이오프는 33차례 열렸다. 여기서 1차전 승리 팀이 29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무려 87.9%다. 9할에 육박한다. 5판 3선승제 기준으로 해도 15번 가운데 11번으로 73.3%다.

KT는 승부수를 띄웠다. 고영표를 선발로 냈다. 3일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 불펜으로 나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4개 던졌다. 하루 쉬고 선발로 나갔다. 결과는 ‘대박’이다. 4이닝 3안타 무사사구 2삼진 1실점을 쐈다. 3회까지 퍼펙트로 막았다. 4회 주춤했지만, 딱 1점만 줬다.

타선도 힘을 냈다. 활활 타오른 것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점수를 냈다. 2회초 문상철이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선제 결승포다.

오재일 대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엔스 상대로 5타수 2안타, 타율 0.400으로 강했다. 안타 2개 중 하나가 홈런이다. 이날 다시 대포를 쐈다. 2-1로 쫓긴 5회초에는 배정대 좌측 2루타-심우준 좌측 적시 2루타가 나와 3-1로 달아났다.

이 승리가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 와일드카드전이 도입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동안 준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 팀은 전부 플레이오프로 올라갔다. 100% 확률이다.

아무래도 밑에서 올라온 팀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경기라도 체력을 쓰고 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KT 선수단은 체력에 문제를 보이지 않았다. 집중력 싸움에서도 우위에 섰다. 결과는 신승이다.

반대로 LG는 0%에 도전해야 할 상황이다. 선발 엔스가 5.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나쁘지는 않았다. 좋지도 않았다. 타선은 불완전 연소다. 찬스가 없지는 않았는데, 오롯이 살리지 못했다.

5판 3승제에서 먼저 한 경기 졌는데 분위기가 묘하다. 한껏 달아오른 KT의 기세를 감당하지 못한 경기가 되고 말았다. 물론 끝은 아니다. 어쨌든 세 번 이겨야 하는 시리즈다. LG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을 내준 후 내리 네 판을 이겼다.

염경엽 감독은 "1차전 꼭 이기고 싶었다. 찬스가 왔을 때 살리지 못했다. 타순은 고민이 필요하다. 타이밍이 안 맞는다"고 했다. 변화를 시사했다. 끝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최초’ 기록을 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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