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파리=김민규 기자] “모든 길은 ‘페이커’로 통한다.”

‘살아있는 전설’이라 했다. 가는 길이 곧 역사가 된다. 이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서사(書史)’를 썼다. 중요한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페이커’ 이상혁(28·T1) 얘기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과거와 현재, 미래가 ‘페이커’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페이커’ 시대에 살고 있다.

이상혁과 소속팀 T1은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챔피언십(롤드컵)’ 준결승에서 젠지에게 세트스코어 3-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T1은 3년 연속 결승 진출과 함께 ‘롤드컵 2연패’를 정조준한다. 상대는 ‘난적’ 빌리빌리 게이밍(BLG)이다.

결승행을 확정지은 후 스포츠서울과 만난 이상혁은 “오늘 경기가 초반부터 잘 풀려서 좋은 상황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그야말로 ‘T1 매직’이다. 시즌 때 부침을 겪더라도 롤드컵 무대만 서면 ‘강력’해진다. 올시즌 젠지를 상대로 단 한 번도 매칫승을 거두지 못한 T1이다. 그런데 T1의 신묘한 기운은 ‘숙적’마저 삼켜버렸다.

관련해 이상혁은 “우리가 롤드컵에 오면서 전략적인 연구나 티어 정리 등이 굉장히 잘 됐다. 이런 부분이 잘 들어 맞았기 때문에 (젠지를)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롤드컵 무대에 총 여덟 번 진출해 네 번의 우승을 일궜다. 우승 확률 50%다. 이미 ‘전인미답’의 역사를 썼다. 그럼에도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아홉 번째 도전이다. ‘롤드컵 5회 우승’이란 새 서사를 바라본다.

이상혁은 “(롤드컵 5회 우승) 커리어를 쌓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무엇보다도 결승전에서 열심히 준비한 대로 즐기는 것이 내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이번에 중국(LPL)팀과 경기를 하는데, 그동안 두 지역은 많은 서사들을 쌓아왔다. 이기든, 지든 정말 재밌는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결승은 LPL 1번 시드 BLG와 맞붙는다. 까다로운 상대다. ‘난적’이다. 이상혁은 BLG와 재밌는 매치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BLG도 우리와 비슷하게 롤드컵 초반 패배를 했지만 점점 더 기세를 많이 탄 팀이기 때문에 강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만큼 롤드컵 결승 무대가 굉장히 재밌는 매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열심히 준비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고 했다.

‘메르시(고마워요)’로 열광했던 파리 현지 팬과 응원해준 모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결승전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상혁은 “2019년 롤드컵에서도 파리 같은 경우 매우 열정적으로 응원해준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계속 열정적으로 응원해줘 감사하다. 앞으로도 유럽에서 많은 팀들이 선전해 팬들이 기뻐했으면 좋겠다”며 “T1을 응원해준 모든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팬들이 즐거워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결승전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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