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살아남겠습니다!”

큰 기대를 받으며 프로에 왔다. 시행착오를 겪었다. 다시 자리를 잡았다.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생존’을 말했다. 파이어볼러 김서현(20·한화) 얘기다. 류중일 감독도 화답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을 마쳤다. 결과는 2연승이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대규모 리허설을 기분 좋게 마친 셈이다.

김서현도 힘을 보탰다. 1일 1차전 6회초 등판해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특히 ‘현역 빅리거’ 요안 몬카다 상대가 압권이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볼이 연달아 3개 들어갔다. 슬라이더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다시 슬라이더를 뿌려 파울이 됐고, 3연속 슬라이더로 2루 땅볼 처리했다.

류중일 감독도 “공이 빠지면서 3볼이 됐다. 3볼에서 변화구 잘 안 던진다. 속구라 생각했다. 변화구 던지더라. 두 번째, 세 번째 계속 던져서 잡아냈다. 대성할 선수다. 빠른 공이 있고, 변화구만 장착하면 최고 선수가 될 수 있지 않겠나”고 호평을 남겼다.

김서현도 기분이 좋은 듯했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고척에서 오랜만의 경기에 나섰다. 구속도 잘 나왔다. 변화구도 좋게 나왔다. 타자를 상대하면서 편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지난 2022년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됐고, 세계무대에 나섰다. 중계 기준 시속 102마일(약 164.2㎞) 강속구를 뿌리기도 했다. 이후 성인 무대에서는 오랜만에 외국팀을 상대했다.

김서현은 “KBO리그에 외국인 타자가 있기는 하지만, 외국팀 상대는 오랜만이다. 긴장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편하게 던지고 내려왔다”며 웃었다.

이어 “올시즌 중반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슬라이더, 투구폼, 마음가짐 등이 많이 달라졌다. 자신감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 2023년과 많이 다른 모습이 나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속을 딱히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체 위주로 쓰라는 코치님 주문이 있다. 고영표 선배님께서 폼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제구 잡기 편한 폼을 말해줬다.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던진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서현은 “감독님 칭찬 너무 감사하다. 좋게 봐주셔서 더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끝까지 대표팀에 살아남아서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서현은 대표팀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단기전에서 윽박지르는 투수는 필수다. 게다가 류중일 감독이 강속구 투수를 선호한다. 최종 명단에 빠질 이유가 딱히 없어 보인다. 류중일 감독도 “가서 잘하자”며 웃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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