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척=김동영 기자] “너무 행복합니다.”

감독의 재계약에 선수가 이렇게 기뻐할 수 있을까. 그만큼 사령탑과 선수 사이 유대감이 잘 쌓였다는 의미다. ‘우승팀 케미’가 이렇다.

KIA는 2024년 통합우승을 이끈 이범호 감독에게 3년 총액 26억원 재계약을 안겼다. 2025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지만, 이를 무효화하고 다시 계약했다. 총액 기준 현역 감독 최고 대우를 안겼다.

시즌 중 논의가 있지도 않았다. 이범호 감독조차 “갑자기 들어오라고 하셔서 왔더니 재계약 얘기를 하시더라”며 놀라워했다. “구단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셨다. 감사하다. 다시 우승 트로피 들겠다”고도 했다.

현재 대표팀에 와 있는 선수들도 소식을 들었다. 김도영은 “진짜요?”라고 반문한 후 “아직 계약이 남아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다시 계약이 됐나보다. 잘된 일이다. 감독님 축하드린다. 나도, 우리 팀에도 잘된 일 아닌가”라며 웃은 후 다시 훈련을 위해 뛰어갔다.

곽도규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너무 행복하다. (최)지민이 형한테 자랑했다. 좋은 감독님과 함께한다. 내 야구 인생도 피는 것 아닌가. 또 우리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이유도 설명했다. “어른들이 계시면 똑같은 행동이라도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아침 일찍 운동하거나, 웨이트장에 좋은 장소가 있어도 지나가는 길에 잘 보이는 곳에서 하거나. 올시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석이라도 내가 좋은 장소가 있으면 거기서 이어폰 끼고 혼자 운동했다. 쉬어야 한다고 판단하면 눈치 안 보고 쉬었다. 감독님은 선수에게 맡긴다. 스스로 몸 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찾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런 것들이 모여서 단단해진다. 좋은 팀이 된다. 이범호 감독님이 그 부분을 잘 만들어주셨다. 한국시리즈 끝난 후에도 ‘네가 잘 던져줘서 이겼다’고 하시더라. 정말 감사했다. 이번 재계약 정말 좋게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범호 감독은 “감독 성향이 아니라, 선수 성향에 맞춰간다. 내가 생각한 방향성이다. 선수 위주로 플레이하는 팀을 만들고자 했다. 선수들이 깨달아줬다. 감독이 바탕을 깔아주면, 선수들이 활발히 움직일 것이라 봤다. 덕분에 우승했다”고 했다.

감독은 선수를 믿고, 선수는 감독을 신뢰한다. 그 결과가 우승이다. 갖춘 전력이 탄탄한데, 케미까지 좋다. KIA 왕조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감독 재계약으로 재확인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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