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잘 나가는 집에는 다 이유가 있다.
강원FC 수비수 이기혁(24)은 11월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2연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22년7월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 태극마크를 달았던 이기혁은 2년4개월 만의 A대표팀에 복귀했다.
당시와는 차이가 있다. 이기혁은 올시즌 강원에서 포지션을 변경했다. 원래 미드필더였던 그는 현재 강원에서 센터백과 사이드백을 병행하고 있다. 수비수로 변신한 이기혁은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스를 이용해 강원 빌드업의 시작점이 된다. 아직 수비력에 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강원 같은 팀에서는 활용 가치가 빛난다.
이기혁은 올시즌 K리그1에서 패스 시도 횟수 2위에 빛난다. 경기당 패스도 58.8회로 많다. 경기를 주도하고 후방에서부터 빌드업하는 스타일의 팀에서는 장점을 발휘하는 선수다.
이기혁을 선발한 홍명보 감독은 “활용도가 높은, 흥미로운 선수라고 생각한다. 멀티 능력이 좋다. 중앙 수비수, 스리백 형태의 왼쪽 센터백, 사이드백, 원래 미드필더도 본다. 이런 선수는 대표팀에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기혁은 ‘포스트 김영권’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탁에 의미가 있다. 이기혁은 왼발잡이다. 현재 대표팀에 권경원 외에는 왼발을 쓰는 센터백이 없다. 이기혁이 대표팀에 정착하면 홍명보호는 2년 후 월드컵에서 새로운 옵션을 장착하게 된다.
이기혁에 앞서 강원에서는 사이드백 황문기가 홍명보호에 승선한 바 있다. 황문기는 이번에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황문기도 원래 이기혁처럼 중앙 미드필더지만 사이드백으로 변신한 후 새로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덕분에 태극마크까지 다는 ‘대박’을 쳤다.
올시즌 강원은 파격적인 포지션 변경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황문기, 이기혁 두 명의 국가대표를 배출한 게 그 증거다. 두 선수는 올시즌 강원 돌풍의 주역이기도 하다. 강원은 현재 K리그1 2위를 달리고 있다. 다음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이 확정적이다. 그 중심에 두 선수가 있다.
대표팀에 발탁되지는 않았지만 사이드백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한 이유현도 윤정환 감독과 정경호 수석코치가 합작한 히트작이다. 고정관념에서 틀을 깨는 파격이 팀의 성공과 함께 개인의 발전, 영광으로 이어진 셈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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