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의 3선 출마를 12일 승인한 것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판 목소리를 지속하고 있다.
스포츠공정위는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고 이 회장의 연임 안건을 심의, 통과시켰다.
현행 체육회 정관에 따르면 체육회장을 포함해 임원은 임기를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단 3선을 하려면 스포츠공정위 심의를 거쳐야 한다. 지난 4일 스포츠공정위는 소위원회를 열어 사전 심의했는데 이날 최종적으로 승인했다.
스포츠공정위는 구성부터 논란이 따랐다. 김병철 위원장을 포함해 위원 15명 모두 이 회장이 임명해서다. 최근 문체부는 스포츠공정위 구성과 관련해 체육회에 제도 개선을 권고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거부 의사를 명확하게 했다.
문체부는 스포츠공정위가 이 회장의 3선 도전을 허용한 것에 “이른바 ‘셀프 연임 심사’로 불공정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한체육회는 공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의 불공정성에 대한 문체부와 국회, 언론 등 각계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심의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체육회에 더 이상 공정성과 자정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체육단체 임원의 연임 심의를 별도 기구에 맡기고, 체육단체 임원의 징계 관할권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 회장은 심의를 앞두고 상급 단체인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 통보를 받았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 이 회장의 비위 혐의에 대해 수사 기관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다. 수사 내용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22년 국가대표선수촌 직원 채용 과정에서 자녀의 대학 친구인 A씨가 부당하게 채용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스포츠공정위 평가 지표에 ‘임원으로서의 윤리성 및 청렴성’이 포함된 만큼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는데, 무난하게 3선 도전으로 이어졌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 힘 정연욱 의원은 이를 두고 “직무정지 받은 회장을 승인하는 것이 공정이냐. 허울뿐인 스포츠공정위의 짜고 치는 심사”라고 비판했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같은 당 진종오 의원은 김병철 위원장을 겨냥해 “회장으로 자질이 전혀 안 되는 자를 공정이라는 거짓의 탈을 쓴 스포츠공정위가 연임 승인 결정한 것에 어느 국민이 동의하겠느냐”고 말했다.
체육회 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이 회장은 현 상황에도 주변 조직을 가장 비겁한 방식으로 사유화하고 있다’며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할 뿐 조직 전체가 어떻게 되건, 직원이 어떠한 피해를 입건 상관없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