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에 내용증명을 보내면서 하이브 내홍 7개월 만에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이같은 뉴진스의 ‘최후통첩’이 향후 전속계약 분쟁을 위한 발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진스는 13일 김민지, 하니 팜, 마쉬 다니엘, 강해린, 이혜인 등 다섯 멤버들의 본명으로 소속사 어도어에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발신했다. 멤버들은 “이 서신을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말씀드리는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사항을 모두 시정하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확인된 하이브의 내부 모니터링 문건에 ‘뉴아르(뉴진스·아일릿·르세라핌) 워딩으로 며칠을 시달렸는데, 뉴 버리고 새로 판 짜면 될 일’이라는 문구가 있었다”며 “이같은 내용에 대해 뉴진스의 매니지먼트사로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고 어도어 측에 요구했다.
뉴진스는 그밖에도 멤버 하니에게 ‘무시해’라고 발언한 매니저의 공식적인 사과, 돌고래유괴단 신우석 감독과의 분쟁과 그에 따른 문제 등 지난 4월 어도어 사태가 일어난 뒤 수면 위로 떠오른 각종 논란을 시정 요구 사항으로 담았다.
이들은 마지막 요구 사항으로 ‘민희진 전 대표의 복귀’를 꺼내 들었다. 이들은 “뉴진스가 전속계약을 체결한 후 2024년 3월까지 즐겁고 행복하게 활동했던 그때의 어도어로 돌려놓으라. 민희진 (전) 대표와 함께 앞으로 보여줄 음악과 무대, 새롭고 창의적인 활동들로 꿈에 부풀어 있던 뉴진스가 그립다”고 강조했다.
멤버 다섯 명은 이 내용증명의 마지막 장에 직접 서명했다. 뉴진스는 “어도어가 시정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속계약을 해지할 예정임을 알린다”고 강조했다.
뉴진스를 제작한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는 모회사인 하이브와 갈등을 빚고 있다. 어도어는 지난 8월 이사회를 열고 민 전 대표 교체를 결의하며 김주영 어도어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된 것이라면서 주주간계약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뉴진스는 지난 9월 긴급 라이브 방송을 통해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를 요구했으나 어도어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어도어 대표이사 선임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가 요원해진 가운데 뉴진스가 또 한 번의 ‘최후통첩’을 날린 상황이다. 아이돌 그룹이 소속사 내부 경영권 분쟁에 직접 뛰어든 건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뉴진스와 민 전 대표의 신뢰 관계가 두텁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하이브가 뉴진스의 이같은 내용증명 속 요구사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민 전 대표의 복귀건은 이미 법원과 어도어 이사회에서 기각된 사항이기 때문이다.
소속 연예인이 소속사에 불만 또는 요구사항이 있으면 그 내용을 전달하고, 일정 기간 내에 시정되지 않으면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게 일반적인 절차다. 따라서 뉴진스가 45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위약금을 물고 하이브를 나가거나 전속계약 해지 소송 등 법적 다툼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가요계에서는 뉴진스의 라이브 방송이 사실상 하이브와의 소송을 위해 마련한 발판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번 내용증명의 내용 역시 전속계약해지 소송에서 하이브와 뉴진스 간의 ‘신뢰관계’ 파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
또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하이브 내부 문건은 그간 민 전 대표와 뉴진스가 주장해 온 하이브의 어도어 및 뉴진스에 대한 ‘부당 대우’가 실재한 것이라는 근거로 힘이 실릴 수 있다. 결국에는 이를 근거로 어도어 새 경영진에 반기를 든 뉴진스가 전속계약해지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한 번 중요한 분수령을 맞은 이들의 갈등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주목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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