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허벅지 부상을 극복하고 두 달 만에 태극마크를 단 손흥민(토트넘)은 환하게 웃으며 ‘찰칵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간) 쿠웨이트의 수도 쿠웨이트시티에 있는 자베르 알 아흐메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5차전 쿠웨이트와 원정 경기에서 왼쪽 윙어로 선발 출격,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19분 스스로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골망을 흔들었다.

앞서 박용우와 황인범의 발을 거쳐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이재성이 공을 잡았는데 재빠르게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한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사미 알 사네아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은 오른발로 낮고 빠르게 상대 왼쪽 골문 구석을 저격하는 슛으로 득점했다.

이날 A매치 통산 130번째 경기를 치른 손흥민은 득점에 성공하며 50호 골을 넣었다. 황선홍(50골) 현 대전 감독과 A매치 통산 득점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차범근 전 수원 감독으로 58골이다. A매치 통산 출전 기록에서도 손흥민은 차범근·홍명보(이상 136경기), 이운재(133경기)에 이어 4위를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지난 지난 2019년 11월7일 츠베즈다(세르비아)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차범근(121골) 전 수원 감독이 보유한 아시아인 유럽 통산 최다골을 경신하는 등 빅리그 생활을 하며 대선배의 각종 기록을 깨뜨린 적이 있다.

어느덧 빅리거로 족적을 넘어 국가대표로도 ‘차붐 신화’를 넘어설 태세다. 앞으로 국가대항전 7경기 출전, 9골 이상을 기록하면 한국 남자 선수로 A매치 최다 출전 및 최다골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지난달 부상으로 요르단(2-0 승·원정) 이라크(3-2 승·홈)와 3,4차전에 뛰지 못한 그는 이날 선발진에 복귀해 평소처럼 동료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다만 손흥민은 최근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을 관리받고 있다. 이전보다 부상 부위 재발 우려가 커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근래 들어 그를 무리하게 풀타임을 뛰게 하지 않았다.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경기에서만 전 시간을 허용했다.

대표팀 수장인 홍명보 감독도 이를 염두에 두고 손흥민과 소통했다. 서로 신뢰 속에서 출전 시간을 조율하고자 했다. 마침 이날 전반을 2-0으로 여유있게 리드한 한국은 후반 15분 상대에 추격골을 허용했다. 경기 흐름 등을 고려한 홍 감독은 손흥민과 이명재 왼쪽 라인에 변화를 줬다. 보란듯이 손흥민 대신 들어간 배준호(스토크시티)가 후반 28분 쐐기포를 책임졌다. 손흥민과 홍 감독 모두 웃을 만한 장면이었다.

지난 9월10일 오만과 2차전 원정(3-1 승)에서 후반 막판 결승포와 주민규의 쐐기포를 어시스트한 손흥민은 A매치 2경기 연속 결승포를 책임지면서 건재함을 알렸다. 젊은피 유럽파의 활약도 지속한 가운데 홍 감독으로서는 신구 조화를 두고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방송인터뷰에서 “많은 골을 넣고 기회를 받는 것에 감사하고 함께한 동료와 코치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대표팀에) 복귀했는데 선수들이 도와줘서 골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관심을 갖고 보호해주는 것에 감사하다. 이제 몸 상태가 너무 좋고 원래 컨디션으로 돌아왔다. 다음 경기부터 100%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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