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타이베이=김동영 기자] 4번 타순이 아니면 어떤가. 선발 출전이 또 아니면 어떤가. 꼭 필요할 때 대타로 나서 귀한 한 방을 때렸다. 야구 대표팀 윤동희(21·롯데) 얘기다.

윤동희는 15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 라운드 일본전에서 5회초 대타로 나서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2회초 홍창기의 선제 적시타로 먼저 1점을 냈다. 이후 추가점이 어려웠다. 오히려 2회말 구레바야시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1-2 역전까지 갔다.

4회초 균형을 맞췄다. 1사 후 박동원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시원한 한 방이 터졌다. 2-2 동점이다. 그리고 5회초 다시 한 걸음 앞섰다.

신민재가 우중간 안타로 나갔다. 김도영의 느린 유격수 땅볼이 나와 1사 2루가 됐고, 문보경 타석에서 신민재가 기습 3루 도루에 성공했다. 1사 3루 기회다.

문보경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쉬운 순간. 류중일 감독이 대타 카드를 꺼냈다. 나승엽 대신 윤동희가 나왔다. 상대 투수가 왼손 스미다 치히로라는 점을 고려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윤동희가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카운트 2-2에서 5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때렸다. 3루 주자 신민재는 천천히 달려 홈을 밟았다. 3-2 재역전 성공이다.

13일 대만전과 14일 쿠바전 모두 4번 타자로 나섰다. 류중일 감독의 파격 선택이다.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했다. 부담이 됐을까. 대만전 4타수 무안타, 쿠바전 3타수 무안타다. 두 경기에서 볼넷 하나 골랐다.

결국 이날 일본전은 선발에서 빠졌다. 선발 다카하시 히로토가 오른손 강속구 투수다. 좌타자를 대거 배치했다. 7명이나 나섰다. 우타자 윤동희는 대타로 대기했다.

그리고 5회초 대타 기회가 왔다. 다카하시가 4회까지 소화한 후 내려갔고, 5회 스미다가 올라왔다. 왼손이다. 2사 3루 찬스가 걸렸고, 윤동희를 소환했다.

결과는 기분 좋은 적시타다. 4번 타자가 아니어도 된다. 선발 출전하지 못해도 상관 없다. 결국 필요할 때 해주면 그만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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