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시한부인 해조(우도환)는 자기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후 과거의 사랑이었던 재미(이유)의 결혼 소식을 듣고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사랑과 미련, 그리고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그는 충동적인 선택을 한다. 결혼식 당일 웨딩드레스를 입은 재미를 찾아가 그녀를 납치하고 자신의 마지막 여행길로 그녀를 끌어들인다.

이러한 설정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파격적인 소재다. 드라마가 공개된 직후 반응이 엇갈렸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속 하나의 재밌는 설정으로만 보기엔 다소 폭력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우도환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나도 ‘오잉?’ 했다. 감정들을 어떻게 해야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 작가님과 이야기하고 표현하려고 했던 건 있다. 결혼식 전날 재미의 폐경 사실을 듣고, 나 또한 시한부라는 판정을 알게 된다. 이후 충동적으로 행동한 부분이 있다. 충동적으로 찾아갔는데, 재미가 전날에 도망치려고 한 것까지 알고 연기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해조는 충동적이고 이기적인 부분이 있는 친구라서 ‘너 지금 결혼이 아니라 도망이 가고 싶은 거잖아!’라고 얘기한다. 둘은 서로를 너무나 잘 아는 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행을 제안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조는 재미에게 ‘도망가 가고 싶은 거 아니까, 너도 이걸 원하는 거 아니야? 같이 가줄게. 아직도 너 자신을 속여? 너 어떡하려고 그래. 그 뒤에 감당을 어떡하려고 그래’라고 하는 것이다. 결혼을 탈출구 삼아 도망치려는 재미를 대신해 해조가 나쁜 역을 맡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해조는 기존 로맨스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정다감하고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남자 주인공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우도한은 이러한 캐릭터를 두고 ‘삶의 끝자락에서 자신을 되찾으려는 사람’이라고 분석했다.

우도환은 “해조는 다정한 남자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툴고, 오히려 상처받은 자신을 숨기려 강한 척을 한다. 그래서 그의 행동은 때로는 엉뚱하고 극단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인간적으로 느껴진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우도환은 ‘Mr. 플랑크톤’의 의미에 대해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가장 따뜻한 드라마다. 아직도 캐릭터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도환은 “작품을 통해 존재의 가치를 느꼈다. 시끄럽기도 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고, 마음과 달리 말하는 드라마인데 분명히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나 역시) 한 번은 내 주변에 누가 있지? 나도 분명히 존재 가치가 있어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따스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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