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지만, 국내 백화점 업계는 고급화 전략으로 불황에 정면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은 고급 브랜드 확대, VIP 전용 서비스 강화, 명품 브랜드 강화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이는 ‘소비 양극화’ 현상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 비중)’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일상적인 지출을 줄이면서도 자신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제품이나 서비스에는 과감히 지출을 늘리고 있으며, 백화점 업계는 이러한 소비 패턴을 기민하게 포착하고 있다.

◇ “닫힌 지갑 다시 연다”…3분기 만회 나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올 3분기, 백화점업계는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이 6196억원으로 2.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83억원으로 4.8% 줄어들었다. 롯데백화점은 매출 7553억원, 영업이익 707억원으로 각각 0.8%, 8.0% 빠졌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 5683억원, 영업이익 710억원으로 각각 2.1%, 11.0% 감소했다. 갤러리아 서울 명품관은 지난해 매출 1조1406억원으로 전년 대비 7% 떨어져 전국 백화점 점포 중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에 각 백화점은 차별화된 ‘럭셔리 전략’으로 매출 회복을 노린다.

먼저,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중심으로 해외 명품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를 유치하고, VIP 고객만을 위한 프라이빗 쇼룸을 확대했다. ‘하우스 오브 신세계’를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분더샵 메자닌’과 VIP를 위한 ‘퍼스널 쇼퍼 룸’ 등 고급화 전략으로 매출 상승을 정조준한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과 롯데월드몰에 국내외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해 소비자 발길을 이끌고 있다. ‘샤넬 윈터 테일 홀리데이 아이스링크’ 오픈, ‘바샤커피’, ‘바틸’ 등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 입점, ‘타임빌라스’ 입지 확대 등에 힘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에 이탈리아 하이엔드 스트리트 브랜드 ‘GCDS’, 한정판 거래 플랫폼 ‘KREAM 더현대 서울 스토어’ 등을 입점시켜 매출 증대 중이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웨스트관을 내년 하반기까지 새 단장해 럭셔리 공간을 강화한다.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이번 명품관 새 단장의 핵심은 ‘웨스트(WEST)’의 명품 브랜드 강화 전략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이스트(EAST)’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약했던 웨스트 공간을 대폭 새 단장해 명품관의 브랜드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다.

경기침체가 무색하게 백화점의 럭셔리 전략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중산층 이하 소비자의 구매력이 계속 위축될 경우 전체적인 시장 수요가 축소될 위험도도 있다. 업계 전문가는 “럭셔리 시장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전체적인 매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중저가 브랜드와의 균형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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