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배우 정유미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로코퀸’이다.

정유미의 로맨틱 코미디는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다. 그녀는 단순히 밝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에 머무르지 않는다. 특유의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캐릭터의 깊이를 더한다. 여기에 현실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정유미는 KBS2 드라마 ‘연애의 발견’(2014)에서 가구 디자이너 ‘한여름’을 연기하며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에릭·성준과의 삼각 로맨스는 아직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된다. 하지만 ‘연애의 발견’ 이후 그는 주로 영화에 집중하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러던 정유미가 10년 만에 로맨틱코미디 장르로 다시 안방극장을 찾는다. tvN 새 토일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를 통해서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원수의 집안에서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난 남자 석지원(주지훈)과 여자 윤지원(정유미)이 열여덟의 여름 아픈 이별 후, 18년 만에 재회한 철천지원수들의 전쟁 같은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정유미가 연기하는 윤지원은 독목고 체육 교사로 학창 시절 독목고 미친개로 불릴 만큼 불의를 못 참으며, 악습과 불합리는 따지고 고쳐야 직성이 풀리는 인물이다.

정유미는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 호텔에서 열린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벌써 10년이 흘렀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봤을 때 재밌었다. 감독님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드라마를 만들고 싶으시냐고 물었던 것 같다. 촬영하는 동안 힐링하고 싶다고 말씀해 주셨는다. 저도 동의가 됐다. 일상적이고 편안한 드라마를 하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유미는 “석지원을 보면서 화가 많이 났다. 소리를 더 질렀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화가 없는 인물인데 어릴 때 상황이 겹치면서 잊고 산 지 오래됐다가 18년 만에 나타났다, 반가운 줄 알았는데 화가 많이 났다”고 덧붙였다.

정유미의 이번 복귀작은 주지훈과의 호흡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주지훈 역시 ‘궁’ 이후 무려 18년 만에 로코 장르에 도전하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주지훈이 석지원은 독목고의 새 이사장이자 어렸을 때부터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못 하는 게 없던 타고난 쾌남이다. 어른이 되고 윤지원(정유미 분)과 재회하는 인물이다.

주지훈은 “사장이라고 하면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겉은 어른인데 윤지원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과거의 나로 돌아가는 모습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18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저는 직업이 배우이니까 제 마음 안에서는 장르를 세분화해놨다. ‘키친’이나 ‘결혼전야’는 제 캐릭터가 로맨틱한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장르 자체를 로맨틱 코미디라고 앞세운 것 자체가 이번 작품이 처음이다. ‘궁’이랑 다르다”라고 말했다.

또 “‘궁’은 판타지 설정이 들어가 있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를 찍으면서 일상에 발을 둔 느낌이었다. 윤지원을 저의 공간으로 끌고 온 게 아니라 제가 학교로 갔다. 학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제 입장에서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게 이 작품을 한 이유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드라마르 봤을 때 스케일이 크지는 않았지만, 일상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감정들을 시청자분들이 편하게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두 배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현실적이면서도 설렘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통해 다시 한번 로코의 정석을 보여줄 예정이다. 제작진 역시 “추억, 아련함, 관계의 애틋함이 잘 드러난 작품”라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준화 감독은 “사실 대본을 보고 가장 먼저 개인적인 느낌은 힐링이었다. 어릴 때 보던 모습이 많이 투영돼 있다는 느낌이었다. 보편적인 관계의 이야기인데, 어릴 적과 현재 다시 만나며 두 집안의 갈등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화합으로 이끄는 과정을 담았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오는 11월 23일 밤 9시 20분에 처음 방송된다. khd998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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