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타이베이=김동영 기자] ‘아쉽다’는 말 외에 떠오르지 않는다.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결과가 너무나 허무하다. 그래도 이것 또한 다 ‘경험’이다. 대표팀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다음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조 2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일본과 대만이 지난 17일 미리 확정했다. 도쿄가 아니라 서울로 돌아간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는 과제는 확실히 확인했다. 특히 선발투수다. 1~4차전에서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9.28에 달한다. 평균 이닝이 3이닝도 안 된다.
문동주(한화), 원태인(삼성), 손주영(LG) 등이 빠졌다. 무게감이 확 줄어든 상태로 대만에 왔다. ‘깜짝 스타’는 없었다. 선발이 버티지 못하니 불펜도 과부하가 걸린다. 경기가 어렵다.
KBO리그 10개 구단 모두 토종 선발진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만 잘 추려도 선발 걱정은 없어 보인다. 여기서 ‘함정’이 발생한다. 여전히 베테랑 투수들이 선발 한 자리를 맡는다. 이쪽을 빼면 마땅한 자원이 ‘확’ 줄어든다.
넓게 보면, 각 구단도 선발이 정해져 있다 보니 구속이나 구위가 좋은 신인이 들어오면 일단 불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선발은 계속 부족할 수 있다.
결국 답은 하나다. 무슨 수를 쓰든 키워야 산다. 물론 각 구단도 당연히 알고 있다. 쉽게 안 되니 문제다. 당장 성적이 중요하니 불펜으로 1군에 돌리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야수 쪽도 구자욱(삼성) 등이 빠진 여파가 있다. 확실한 해결사가 보이지 않았다. 타선 전체로 봐도, 매 경기마다 찬스 자체는 많이 맞이했다. 살리는 힘이 부족했다. 요소요소에서 흐름이 끊겼다.
대신 성과가 아주 없는 대회도 아니다. 김도영은 국제무대에서도 통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타율 0.412, 3홈런 10타점이다. 이제 21살이다. 젊은 불펜도 자기 몫을 했다. 마무리 박영현이 든든했고, 김서현도 파이어볼러 위용을 뽐냈다. 박성한은 ‘국대 유격수’로 올라섰다.
2023년부터 대표팀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계속 성장하고 있다. 국제대회에 오면 처음 보는 투수를 상대로 쳐야 하고, 처음 보는 타자에게 던져야 한다. 매 순간이 경험이다.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은 차이가 있다. 그 경험이 리그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결국 목표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 LA 올림픽이다. 이를 대비해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 있다. 프리미어12도 과정이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성과를 내야 하는 것도 맞다. 그러나 꾸준히 강팀이 되기 위해 세대교체는 분명 필요한 부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경쟁력을 위해 힘을 쓰고 있다. 국제 교류전을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대만, 일본 등의 전력분석도 계속 진행한다.
못하면 욕은 먹어야 한다. 이번 프리미어12가 그렇다. 초대 우승국이고, 2회 대회 때도 결승에 갔다. 이번에는 조별 라운드 탈락. 비판이 안 나올 수 없다. 쓴 약을 먹었다고 본다면, 다음에는 더 강해져서 돌아와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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