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상암=박준범기자] “포항스틸러스만의 뭔가가 있어요.”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신광훈(37)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선발 출전해 팀의 3-1 승리에 기여했다. 포항은 통산 6번째 코리아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신광훈은 이 중 4차례 우승 현장에 함께 했다.
포항은 주민규에게 선제 실점하며 끌려갔으나 후반 정재희의 동점골과 연장 후반 김인성, 강현제의 연속골로 끝내 정상에 섰다. 경기 후 신광훈은 “경기 전에 최다 기록은 깰 수 있어도 최초는 깰 수 없다고 했다”라며 “정말 중요했는데 후배들도 열심히 뛰어줬고 운도 따라줬기에 네 번째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포항의 상황이 좋았던 건 아니다. 전반기 1위를 달렸으나 6연패에 빠지며 주춤했고, 파이널 라운드에 돌입한 뒤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이미 리그 6위로 마치면서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을 거머쥐지 못했다.
신광훈은 “자난시즌에 멤버도 분위기도 좋았다. 그런데 올해 축구하면서 이렇게 분위기가 좋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선수들끼리 합이 좋았다.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은 아닌데 11명이 뛰었을 때는 시너지가 엄청나다고 생각했다”라며 “리그 경기를 치르면서 버겁기도 했지만 우리만의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포항은 늘 기대보다 이상의 성과를 내는 팀이다. 누구보다 신광훈이 잘 안다. 신광훈은 “그게 포항만의 뭔가가 있다”라며 “김성재 코치님이 올해 처음 (포항에) 오셨는데 두세 달 지나서 저한테 ‘포항에 뭔가가 있다. 뭔가 분위기가 다르다’고 하시더라. 선참들 위주로 또 어린 선수들 또 중고참 등 조합이나 분위기가 힘이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도 뭔지는 모르겠다. 10년 전도 지금도 이런 걸 보면 송라에 기운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껄껄 웃었다.
1987년생인 신광훈은 선수 생활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실력은 유지하고 있다. “예전보다 덜 떨리는 건 있다”라고 미소 지은 그는 “포항에서 사실 이룰 수 있는 건 거의 다 이뤘다.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못 했다. 지금은 뭘 이루고 싶다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후배들과 하루하루 축구를 더 오래 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다”고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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