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12년 만에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가 경선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행정 난맥상으로 축구계는 물론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받아온 정몽규(62) KFA 회장이 차기 협회장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2일 KFA에 따르면 정 회장은 후보자등록의사표명서를 제출했다. 차기 회장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임기 만료일(2025년 1월21일) 50일 이전에 선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 정 회장은 정확하게 50일을 남겨두고 뜻을 밝혔다. 그는 자동으로 직무가 정지됐다. 차기 회장 선출 때까지 김정배 부회장이 회장 대행을 맡는다.

정 회장은 4선 연임을 위한 첫 관문인 대한체육회 스포츠정위원회의 심사를 받기 위한 연임 심사서도 제출했다. 종목 단체장이 3연임 이상 도전하려면 체육회 공정위 심사를 받아야 한다. 국제기구 임원 진출 여부, 재정기여, 운영 건전성 등을 평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허정무(69)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둘은 지난달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 울산의 코리아컵 결승전을 나란히 방문, VIP석에서 악수해 눈길을 끌었다.

장외전은 일찌감치 시작했다. 허 전 이사장은 지난주 정 회장의 출마 가능성이 알려지자 “정 회장이 책임 있는 모습과 자세를 보여주길 바랐는데 정반대 결정을 내리며 또 한 번 큰 실망감과 좌절감을 안겼다”며 공개 비판했다. 또 코리아컵 결승전 경기 전 인근 식당에서 여러 팬의 사인 요청을 받은 것을 보도자료로 내놓으면서 “우호적 민심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전날 정 회장이 K리그 대상 시상식장에서 일부 팬으로부터 사인, 사진 촬영 요구를 받은 것을 의식해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해 범죄 축구인 기습사면 사태를 비롯해 위르겐 클린스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논란 책임으로 비판받아 왔다. 다만 여전히 기업가로 주요 정책에 재정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도협회장, 산하 단체장, 주요 축구인에게 지지받고 있다.

허 전 이사장은 축구인 출신으로 현장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대전 이사장 등 행정가로도 다수 경험을 지녀 호평받는다. 다만 지난 25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재정 마련 방안 없이 파주NFC 부활 등 공약을 내세운 것에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두 사람 외에 이용수 전 KFA 부회장도 출마를 고심 중이다. 그는 최근까지 축구계 다양한 인사와 접촉하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정 회장은 처음 당선한 2013년을 제외하고 2~3선할 땐 홀로 입후보해 당선됐다. 4선 도전 때 모처럼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시선이 쏠리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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