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 기자] 이름만으로도 세계 팝시장을 들썩이는 글로벌 뮤지션들이 K팝을 찾고 있다. 더이상 K팝 아이돌 그룹이 해외 유명 팝 뮤지션과 협업하는 사례가 낯설지 않다. K팝의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올 하반기 최고의 히트곡은 바로 ‘아파트’(APT.)다. 블랙핑크 로제와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듀엣을 한 이 곡은 한국 게임인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곡으로, 6주 연속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조회수 5억뷰를 돌파, K팝 아티스트 최단 기록도 갈아치웠다.
최근 컴백한 트와이스는 그래미상을 받은 미국의 유명 래퍼인 메간 디 스텔리온과 입을 맞췄다. 미국 팝가수 라우브도 지난 2월 트와이스가 발표한 영어곡 ‘아이 갓 유’ 피처링에 참여했다. 내년 4월에는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 공연에 트와이스가 스페셜 게스트로 낙점되기도 했다.
세븐틴은 지난 10월 발매한 열두 번째 미니앨범 ‘스필 더 필스’ 타이틀곡 ‘러브, 머니, 페임’에서 저스틴 비버, 드레이크, 제이지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춘 유명 프로듀서 DJ 칼리드와 협업했다. 특히 DJ 칼리드는 자신의 공연에 우지, 민규, 버논을 초청하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미국 DJ 겸 프로듀서 마시멜로와 협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DJ 마시멜로는 세븐틴의 미니 11집 ‘세븐틴스 헤븐’ 수록곡 ‘SOS’를 프로듀싱하고 작곡했다.
지난 5월에는 스트레이 키즈가 찰리 푸스와 협업한 곡 ‘루즈 마이 브레스’로 큰 사랑을 받았다. 해당 곡은 그룹 내 프로듀싱 팀 쓰리라차 방찬, 창빈, 한이 찰리 푸스와 함께 작사·작곡·편곡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이 곡으로 ‘락’ 이후 두 번째로 ‘핫 100’에 입성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 4일과 5일, 6년 만에 내한 공연을 마친 두아 리파도 블랙핑크 그리고 화사와 협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내한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블랙핑크, 르세라핌과 음악 작업을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처럼 K팝 아이돌이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게 지금처럼 활발해지기 시작한 출발점은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은 저스틴 비버, 할시, 콜드플레이, 스티브 아오키 등 유명 해외 팝스타들과 협업을 진행해왔다. 특히 콜드플레이는 방탄소년단 ‘마이 유니버스’로 협업한데 이어 멤버 진의 첫 솔로 싱글 ‘디 아스트로넛’에도 참여해 큰 사랑을 받았다.
멤버 정국은 찰리 푸스와의 협업곡 ‘레프트 앤드 라이트’로 빌보드 ‘핫 100’ 22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입대 전 발표한 첫 솔로 앨범에서 영국 가수 에드 시런의 프로듀싱 참여부터 ‘세븐’에 라토가 피처링, ‘3D’에선 잭 할로우에 더해 프랑스의 프로듀서 겸 래퍼 DJ 스네이크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정국의 솔로 데뷔에 발 벗고 나섰다.
K팝 시장이 국내보다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글로벌 팬을 겨냥한 해외 아티스트들의 협업이 늘어나고 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 등 미국 현지 시상식에도 K팝 부문이 신설되는 등 팝의 고장인 북미와 영국 등에서 K팝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다”라며 “K팝이 중동, 동남아 등에서도 거대한 팬덤을 지니고 있어서 팝스타들 역시 K팝 가수들과의 협업에 긍정적이고 먼저 러브콜을 보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3대 음반사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워너 뮤직의 레이블과 긴밀한 협업은 이러한 움직임에 증폭제가 됐다.
실제로 로제는 미국 워너뮤직 그룹 산하 애틀랜틱 레코즈와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활동에 나서고 있다.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 역시 이를 인연으로 시작됐다. 애틀랜틱 레코즈에는 브루노 마스, 콜드플레이, 에드 시런 등이 소속되어 있다.
로제 외에도 하이브는 게펜 레코드, JYP엔터테인먼트는 리퍼블릭 레코드, SM엔터테인먼트는 레이블 감마와 협업 중이다. 특히 하이브는 2021년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의 소속사 이타카홀딩스 인수 이후 공들였던 북미 시장의 성과가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미국 음반사들과 프로덕션 방식을 공유하면서 일회성 협업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시너지의 만들어냄으로써 K팝의 해외 인지도와 시야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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