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군대리아 대신 롯데리아? 한 편의 코미디 같다.

경기도 안산의 한 롯데리아가 전·현직 정보사령관들의 계엄 모의 장소로 지목됐다. 군대에서 흔히 먹는 ‘군대리아’ 햄버거를 연상시키는 이 장면은 내란 모의 수사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난 1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은 롯데리아에서 정보사 소속 김 모 대령과 정 모 대령을 만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들의 모임이 계엄 사전 모의였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최근 이 매장의 CCTV 영상을 확보했다.

매장 관계자는 취재진에 “경찰이 며칠 전부터 찾아왔고, 오늘 오전에도 CCTV 영상을 확인하고 갔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고 밝혔다.

정 대령은 경찰 조사에서 “문 사령관의 호출로 나가보니 노 전 사령관이 있었다. 햄버거를 먹으며 이야기하자더니, 중앙선관위 서버에서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했다.

햄버거를 먹으며 계엄과 관련된 내란 모의를 했다는 사실에 군내외에 충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군대에서 나오는 햄버거 세트를 일컫는 ‘군대리아’와 맞물려, ‘롯데리아’에서 벌어진 이 계획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두 대령은 이 지시를 받고, 계엄 당일 중앙선관위 서버실로 향했다. 이에 경찰은 노상원 전 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군 내 고위층의 계엄 모의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햄버거를 사이에 두고 내란을 논의한 사건이 드러나며, 이번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이목이 쏠린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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