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속에서 희망을 찾는 젊은이들의 여정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삶의 무게가 버티다 돌멩이가 될지라도 무대에 오르는 순간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젊은 배우들의 이야기. 뮤지컬 ‘시지프스’는 이들과 다를 것 없는 우리를 위로한다.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고전 소설 ‘이방인’을 바탕으로 한다. 세계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에서 네 명의 배우가 우연히 발견한 소설 속 이야기를 즉흥극으로 꾸미며 버티는 생존기다.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시작한 연극은 복합적인 감정의 늪으로 빠져든다.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스’의 이야기를 빌려 젊은 배우들의 현실을 투영한다. 무겁고 큰 돌(도전)을 언덕 정상에 올려놓아도 그 무게(오디션) 때문에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그리고 다시 돌(재도전)을 굴린다.

희망을 찾아볼 수 없는 폐허 속에서 남은 건 절망뿐. 하지만 이들에게는 대사와 관객 없는 텅 빈 공연장이 암흑이다. “적막이 죽음보다 싫다”고 외친다.

또 다른 생존자(작품)를 찾기 위해 계속 주파수를 돌리며 연극을 이어간다. 마치 자신의 생사를 알리는 신호와 같다.

완벽 캐스팅으로 대학로의 보물로 불린다. 춤·노래·연기, 무대를 이끌어가는 힘까지 가진 재주꾼들이 모였다. 100분 동안 네 배우는 1인 다극을 소화하며 자신의 끼를 온몸으로 유감없이 발휘한다.

K-뮤지컬을 이끌어갈 차세대 배우들을 미리 보는 시간. 지금 뮤지컬 ‘시지프스’의 폭발적인 무대가 펼쳐진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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