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현덕 기자] “오징어게임에 오신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마련된 ‘오징어게임2’ 팝업스토어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울려 퍼진 안내 음성은 순간적으로 주변의 공기를 바꿔놨다. 게임을 즐길 시간이 온 것이다.
드라마 속 목소리를 재현한 음성이 공간에 침투하자 대기 중이던 방문객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봤다. 설렘과 긴장감이 공존했다. 입구 앞 길게 늘어선 대기줄이 이어졌지만, 누구 하나 지친 기색은 없었다.
팝업에 참여하기 위해 줄을 서 있던 김채동, 김현우, 장인우(22·강서구)씨는 “오징어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꼭 한번 체험해보고 싶었다. 재연률이 높은 것 같다. 광고를 보고 오게됐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도 전혀 아깝지 않다”라며 기대에 찬 미소를 지었다.
방문객들은 긴 기다림 끝에 입구를 통과하면 가장 먼저 사진 촬영을 하게 된다. 초록색 트레이닝복과 번호표가 합성되는 포토존에서 드라마 속 참가자들과 비슷한 포즈로 사진을 찍는다. 찍은 사진은 전광판에 나타나며 참가자 번호가 배정된다. 이 순간만으로도 마치 진짜 게임에 참여한 것 같은 몰입감을 준다.
촬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팝업스토어 내부로 들어가면 드라마 속에서 등장했던 다양한 게임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팽이 돌리기까지 총 5개의 게임이 마련되어 있다. 곳곳에는 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방문객들로 북적였고 각 게임 장소마다 긴장과 웃음이 교차하는 소리가 가득했다.
딱지치기 존에 게임을 즐기는 방문객들의 손동작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딱지가 뒤집힐 듯 말 듯 하는 순간마다 주변에서는 “아!” 하는 탄식과 “됐다!” 하는 환호성이 터졌다. ‘오징어게임’ 진행요원은 O와 X표시를 그리며 게임 성공 여부를 확인 시켜줬다.
비석치기 존은 다른 게임들과 달리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였다. 참가자들은 작은 돌을 던지는 손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마치 저격수가 된 것처럼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공기놀이 존에서는 참가자들의 손놀림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손바닥과 손등을 번갈아 가며 공기를 튕기는 모습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제기차기 존에서는 다리를 번갈아 가며 제기를 차는 사람들로 열기가 가득했다. “하나, 둘, 셋...” 숫자를 세며 연속으로 성공을 거듭하는 참가자는 주변의 응원을 받으며 기세가 올랐다. 하지만 제기가 바닥에 떨어지면 멋쩍은 웃음이 앞장섰다.
각 게임 장소마다 드라마 속 음악과 음향 효과가 흘러나와 몰입감을 더했다.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모든 방문객들이 진지하게 게임에 몰두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긴장감과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게임에서 몇 가지 성공을 거둔 방문객들에게는 한정판 굿즈부터 키링, 아크릴 스탠드, 스티커팩, 젤펜 등 특별한 기념품들이 제공됐다. 성공한 게임 수에 따라 받는 상품이 달랐다. 방문객들의 경쟁심을 부추겼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남는 건 즐거운 웃음이다.
가족들와 게임을 마치고 나온 안승연(40대, 동경)씨는 “일본에 거주 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오징어 게임’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한국에 온 김에 가족들과 체험하러왔다. 드라마속 게임에 참여할 수있는 공간이 있어 신기했다.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팝업스토어는 단순한 체험형 이벤트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의 장이었다. 드라마의 상징적 요소를 실제로 재현하고, 팬들에게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오징어게임’의 세계를 현실로 확장시켰다. 많은 방문객들은 이곳에서의 추억을 SNS에 공유하며 드라마의 인기와 열풍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khd9987@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