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초월 장면 전환…완벽한 연출력으로 호평 이어져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뮤지컬 ‘블러디 러브’가 화려한 연출력으로 관객들을 흡입하고 있다. 무대를 거추장스럽게 꾸민 것도 아닌데, 시공간을 초월한 1막과 2막 사이의 공백을 느끼지 못한다. 오로지 연출의 힘으로 긴 시간을 완벽하게 삭제한다.
‘블러디 러브’는 ‘저주받은 힘’을 가졌지만, 백성들에게 존경받는 군주이자 500년 동안 사랑하는 한 여인을 기다리는 ‘드라큘라’의 순애보를 그린다.
작품은 ‘연출이 평정했다’는 관람 후기들이 입소문을 타면서 흥행궤도에 올라섰다. 무대와 조명, 사색의 시간까지 꼼꼼하게 채웠다.
시간의 흐름은 전·후반전으로 나뉜다. 1막은 1469년 트란실바니아, 2막은 500년 뒤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배경으로 한다. 십자군 전쟁으로 피를 흘린 어둡고 참혹한 중세 시대는 네온사인으로 물든 휘황찬란한 20세기로 전환한다.
이를 대형 LED 기둥들이 움직이면서 인물들이 처한 상황들을 묘사한다. 정중앙에 있는 계단은 절규의 언덕이자 재회의 장 등 다양한 장소로 쓰이면서 이별과 만남을 노래한다. 무대 아래에서 올라오는 또 하나의 무대는 공간의 확장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각 인물의 절절한 감정은 조명 하나로 표현한다. 한 줄기의 핀 조명이 모든 내적 갈등을 대변한다. 장면 전환을 위한 암전 상태에서도 연주가 계속 흐른다.
시간의 흐름과 함께 감정에 사로잡힌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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