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최규리 기자] 일본 현지 세븐일레븐과 돈키호테 매장 곳곳에 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 얼굴이 담긴 어뮤즈(AMUSE) 포스터가 눈에 띈다. 화사한 미소와 맑고 투명한 메이크업 룩을 강조한 장원영의 이미지가 단번에 현지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근 일본 젠지세대는 K뷰티에 큰 호응을 보내고 있다. 일본의 한 돈키호테 매장 관계자는 “장원영이 광고 모델로 등장한 후 어뮤즈 제품을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이 장원영의 메이크업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K뷰티가 글로벌 뷰티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며 유럽, 일본, 북미 등지에서 고속 성장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공 배경으로 K팝 아이돌의 영향력을 꼽는다.
◇ K아이돌이 만든 글로벌 K뷰티 붐
K뷰티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K팝 아이돌의 인기와 맞물린 시점이다. 북미, 유럽, 일본 젠지세대 사이에서 블랙핑크, 아이브 등 K팝 아이돌들의 패션·메이크업 스타일, 맑고 건강한 피부가 뷰티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것이 주효했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아이돌이 사용하는 스킨케어 제품과 메이크업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됐고, 이는 곧 K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일본의 경우 색조화장품이 인기가 높은 편이다. 일본 색조화장품 수출액은 2020년 1억9687만7000달러에서 지난해 3억1662만3000달러로 1.6배로 증가했고, 기초화장품 수출액은 2억170만6000달러에서 2억5835만2000달러로 1.3배로 늘었다.
북미에서도 ‘동양인의 맑고 투명한 피부’라는 미적 기준이 유행해 글로우 스킨을 연출할 수 있는 K뷰티의 다양한 스킨케어 라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 수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1∼10월) 미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14억517만 달러(2조633억원)로 그동안 1위 자리를 지키던 프랑스(10억3215만 달러)를 제쳤다.
기초화장품의 대미(對美) 수출액은 2020년 2억3185만8000달러에서 지난해 8억1508만1000달러로 3.5배로 뛰었다.
화장품 업계는 최근 미국에서 안티에이징(노화 방지) 등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한국산 피부관리 제품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K뷰티의 성장세는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 규모는 102억 달러로 전년 대비 20.6% 늘었다. 또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2021년(92억 달러)보다 10.9% 증가하며 최고 실적을 갱신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해외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브랜드 확장과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어뮤즈(AMUSE)’ 지분 인수를 통해 K뷰티의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고, LG생활건강도 인디 브랜드 ‘힌스’를 인수하며 MZ 세대와 알파 세대를 겨냥한 브랜드 M&A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K콘텐츠가 해외 젠지 세대의 문화적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K뷰티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다”며 “K뷰티가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주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gyuri@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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