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해결하기 어려운 선수 기근. 해답은 문호 개방에 있다.
한국배구연맹과 각 구단은 최근 재외 동포, 홈 그로운(home-grown) 선수의 신인 드래프트 참가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재외 동포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한국인이면 한국 선수로 간주해 드래프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국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선수는 누구나 V리그에 입성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미국 대학 무대에서 활약하던 한 동포 선수가 V리그 현장을 찾기도 했다.
홈 그로운의 경우 국내에서 일정 기간 이상 체류한 외국인을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로 여기는 제도를 의미한다. 올해 프로축구 K리그에서 도입해 FC서울, 대구FC가 첫선을 보였다. 일종의 배구 ‘유학’을 온 외국인이 트라이아웃을 거치지 않아도 V리그에서 뛰는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수한 피지컬과 기량을 갖춘 몽골 출신 선수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새 제도 도입의 방점은 원활한 선수 수급에 있다. 한국 배구는 유망주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줘야 하니까 주는 상’이 되어 버린 신인상은 의미를 확장하기 위해 3년 차를 대상으로 하는 영플레이어상으로 바뀌었을 정도다.
과거와 비교해 실력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보니 어느 정도 기량을 인정받으면 몸값은 폭등한다. 매해 자유계약(FA) 시장이 열릴 때마다 ‘거품’ 논란에 시달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가 바로 재외 동포, 홈 그로운의 신인 드래프트 참가다. 아시아쿼터 도입을 통해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고 시장 안정까지 노린다는 구상이다. 연맹 관계자는 “여러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포스트 김연경 시대에 V리그가 가야 할 길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도입 시기는 2026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제도 마련이 되지 않아 올해에는 어렵지만 연맹이 수요를 파악하고 각 구단과 논의를 거치면 큰 어려움 없이 정착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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