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오프’ 김수현, 조보아, 박현석 감독.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김수현 사태가 계속되면서 내달 공개 예정이었던 디즈니+ ‘넉오프’가 갈 곳을 잃었다. 드라마를 주관하는 디즈니+가 사태가 2주 동안 계속되고 있음에도 이렇다 할 액션을 취하거나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드라마 ‘넉오프’는 ‘하이퍼나이프’ 후속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까지 촬영을 이어오고 있다. 시즌 1, 2로 제작돼 시즌1을 당초 예정대로 4월에 오픈하기로 내부적인 약속이 있었지만, 김수현 사태가 터지면서 공개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넉오프’는 IMF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한 남자가 평범한 회사원에서 세계적인 짝퉁 시장의 제왕이 되는 이야기다.

문제는 디즈니의 태도다. 무(無)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사태 발생 열흘이 넘도록 ‘넉오프’ 공개 일정에 관해 이야기를 내놓지 않으면서 협찬사와 배우 소속사 관계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넉오프’. 사진 | 디즈니+

업계에서는 ‘유아인 프로포폴’ 사건이 터졌을 때 넷플릭스의 대응과 비교된다고 지적한다. 이병현·유아인 주연의 ‘승부’는 지난 2021년 촬영을 마쳤다. 이후 지난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이 수사를 받자 일정을 전면 보류했다.

당시 넷플릭스는 일사천리로 일을 처리했다. 당시 ‘승부’ 투자배급사인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에게 계약 파기에 가까운 압박을 했고, 배급을 바이포엠스튜디오로 넘겼다. 이후 영화 개봉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오는 26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넷플릭스 12부작 드라마 ‘종말의 바보’는 유아인 분량을 대거 축소해 내놨다. 작품은 혹평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지옥1’에서 정진수 의장 역으로 호평을 받았으나, 문제가 터지자 ‘지옥2’에서는 김성철로 주인공을 교체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인 바 있다.

‘넉오프’ 김수현 조보아.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사태 추이만 지켜보고 있는 디즈니+ 대응이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출연 배우들이 향후 스케줄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최소한의 의견조차 전달하지 않고 있어 답답함만 커지고 있다고 목소리가 모인다. 조보아, 유재명, 이정은, 김의성, 강말금, 김혜은, 조우진, 정만식 등 쟁쟁한 배우들이 모인 작품이다. 이름값 높은 배우들이다 보니 더욱 손해가 크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전무후무한 사태가 터졌다. 디즈니가 방향키를 잡고 어떻게 할지 빨리 정해줘야 하는데 이처럼 시간을 끄는 것은 모두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행정 절차가 너무 느리다. 여전히 변화가 없다. 예전 해외 OTT 플랫폼 초창기에 답답하게 일하던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제작사 한 관계자는 “디즈니+에서 달리 들은 말이 없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디즈니+ 역시 “공개일을 기다려 달라”는 말로 대신하고 있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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